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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웅담·사회의…"어느게 진짜냐"|한약업계"가짜폭로전"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약방업계에 산삼·웅담·사향등 소위 한방신약(한방신약)을 둘러싼 「가짜폭로전」의 열풍이불고 있다.
「천호동파」 (임덕성한의원원장 임덕성씨)와 「깊은산속 만물상파」 (서울신사동 이자권씨)의 양대산맥으로 갈리어 벌어지고 있는 이 싸움은 지난3월12일 강원도한계령에서 캐냈다는1백년 묵은 산삼 12뿌리가 씨를 뿌려 재배한 「장뇌산삼」 이라는 임씨의 첫 폭로를 시작으로 「설악산반달곰웅담입찰경쟁」 「반달곰사살범배후수사」, 1일의 「사향노루밀매단검거」에 이르면서 5개월에 걸친 밀고와 모략까지 등장되는 암투가 일고 있다…
특히 지난6월 설악산에서 밀렵꾼에게 사살된 반달곰까지도 야생아닌 사육곰으로 한약업자에의해 사전에 짜여진 연극이었다는 폭로로 검찰과 경찰이 진상조사에 나서는한편 업계암투는 걷잡을수없는 방향으로 번지고있다.
『설악산반달곰이 사육곰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선사람은 바로 문제의 곰 웅담을 경쟁입찰에서 4천6백만원에 사들인 조홍건씨(27·서울신사동신선한의원원장) .
조씨는 2일 상오 자택에서 이자권씨와 함께한 자리에서 『설악산반달곰이 자연상태에서 자라난것이 아닌 사육곰일 가능성이 매우높다』고 돌연 주장했다.
조씨는 그 이유로▲털의상태▲주둥이의 상태▲엉덩이털의 모양▲발바닥 모양▲발톱모양등이 사육곰과 똑같다고했다.
조씨에 따르면 야생곰은 사육곰과는 달리 추위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긴털속에 솜과 같은 작은솜털이 빽빽이 나있으나 설악산반달곰은 그것이 전혀없다고 했다.
또 야생곰은 사육곰보다털의 길이가 배이상이나 길고 문택이 나는뎨 지난달꾜일 창경원에 박제로 전시중인 반달곰을 학인해보니 전혀 달랐다고했다.
조씨는 또 야생곰은 험한 산속에서 식물외 뿌리·줄기·열매·물고기·가재등을 잡아먹어 주둥이가 매우 거칠고 험악하나 박제된 반달곰은 배합사료를 먹은 사육곰처럼 상처가 없고 깨끗하며 반들반들하다고했다.
조씨는 또 사육곰은 딱딱한 시멘트바닥에서 7∼8년동안 자라기 때문에 엉덩이털이 닳아지고 빠져 털이 거의 없는수가 있는데 이번 반달곰이 그와 똑같았다고 했다.
조씨는 웅담입찰에 응해 낙찰을 받고도 뒤늦게 사육곰이라고 나선것은 『매스컴이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1차응찰에서 최고가격이 2천만원인 점으로 미루어 완전한 야생곰이라고 여겼기때문』 이라고 말하고 『뒤에 박제를 확인해보고 곰을 사녕한 척이 있는 포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심이 갔었다』고 했다.
한편 자리를 같이한 이씨는 반달곰이 설악산으로 인부 4, 5명에 의해 옮겨졌다는 이야기를 지난달29일밤8시쯤 사향노루밀매와 관련, 「서낭당」 파의 자금책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있는 최낙경씨(60·서울용두1동39)집에서 최씨로부터 최씨의 부인, 고려인삼산삼연구소 소장 H씨등과 함께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창경원 김정만사육과장은 해부결과▲곰이 겨울을 지나 지방층이 거의없고▲발바닥의 균열이 비교적 적으며▲발톱이 가지런히 닳아있고▲송곳니가 썩어있어 10년이상 야생으로 산것으로 본다고 감정했다.
또 털은 빈사상태로 광택은 없었으나 깨끗한 자연상태로 야생곰이 틀림없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이 모든 싸움과 의혹은 수배중인 임씨와 그의 하수인 안덕순씨가 검거되면 밝혀질 일이지만 한가지 분명해진것은 산삼·웅담·사향·해구신동 이른바 영약이란 약재가 거의 가짜라는 사실이 이번 업계의 싸움으로 입증된 셈이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가짜 야생곰 주장이 경쟁업자간의 모함일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있으나 수배중인 임씨등 밀럽·밀매의 배후조직이 검거되는대로 이에 대한 수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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