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alk Talk] 어린이집과 택시의 공통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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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퀴즈입니다. 요즘 디지털 세상에서 잡음이 많은 이 업종은 뭘까요.

 ▶돈을 내는데도 을(乙)이다 ▶갇힌 공간에서 일어난다 ▶이용 전 품질 검증이 어렵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 ▶선량한 이들도 매도된다 ▶종사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 ▶들어간 나랏돈은 어디로 갔는지 .

 어떤 분은 ‘어린이집!’, 어떤 분은 ‘택시!’를 외쳤을 겁니다. 얘기하고 나니 공통점들이 보이시죠?

 지난 주 한 30대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부모 좀 잘 만나지(동네가 후지다)” “할머니구만(나이 많다)” “남의 남자 왜 붙잡냐”는 등 막말을 했다는 사연이 올라와 트위터가 들끓었습니다. SNS에 유사 피해 사례가 쏟아졌습니다. 막말·성희롱·돌아가기 등 택시 안에서 겪은 일들을 털어놓는데, 여성의 피해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어린이집 사건이 함께 떠올라 씁쓸했습니다. 밀폐 공간에서 물리적 약자인 어린이·여자가 위협받는다, 이건 야만이잖아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발 동동 구르다 온 반가운 택시, 오랜 대기 끝에 겨우 자리 난 어린이집. 어떤 기사님과 어떤 선생님을 만날 지 따질 계재가 아니지요. 교사와 기사 입장은 또 어떤가요. 정성 바쳐도 연봉 안 오릅니다. 친절한 택시기사님이 남들 몇 배 수익 올린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 없습니다. 처벌 강화한다고 윽박질러도 서비스 질이 안 올라가는 이유입니다.

  보육계가 어떻게 될지 맞춰보겠습니다. 먼저 택시를 위협하는 ‘우버’ 같은 시장파괴자가 등장합니다. 이미 문제의 인천 어린이집 인근에서는 엄마들이 ‘품앗이’로 서로 아이를 봐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음 맞는 엄마들 몇 명이 함께 면접 봐 보육교사를 고용하는 형태도 나올 겁니다. 그 다음엔? 규제입니다. 기존 어린이집들이 ‘생존권’을 주장하고, 정부는 위생관리 등을 문제삼을 테지요. 이걸 신고하는 ‘맘파라치’도 나오겠죠! 너의 시작은 ‘공유’였으나 나중은 심히 ‘규제’하리라.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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