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지워버린 이름 '석촌호수'…송파구 '잠실로' 변경, 집값 떨어질까 우려

서울 잠실 석촌호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석촌호수’란 이름을 도로명 주소에서 지워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호수 수위 저하와 인근 지반침하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석촌호수 부근이라는 점이 부각되면 집값이 떨어질까 우려해서다.

28일 송파구와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잠실3동 레이크팰리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지난해 11월 도로명 주소 변경을 요청했다. 송파구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18일 해당 아파트의 도로명 주소를 ‘석촌호수로 169’에서 ‘잠실로 88’로 바꿨다. 도로명 변경은 입주민 2678가구 중 2048가구(76.5%)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는 “(주민들이) 통상 정문 앞 도로 기준으로 도로명 주소를 정하는데, 잠실로 쪽으로도 출입구가 나 있으니 그쪽으로 주소를 바꾸겠다고 했다”면서 “주민들이 석촌호수라는 이름을 꺼려 주소를 바꾸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석촌호수 주변은 롯데월드와 잠실역 등을 끼고 있는 서울시내 대표적 명소다. 그러나 최근 지반 침하 등이 거론되면서 '석촌호수'라는 이름을 꺼리는 상황이 됐다.

인근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석촌호수 때문에 실제로 집값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주민 상당수가 석촌호수란 도로명이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한편 '석촌호수' 주변은 최근 제2롯데월드 건설, 석촌 지하차도 동공 발견, 도로 함몰, 석촌호수 수위 변화 등으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2롯데월드몰의 하루 평균 방문객도 개장 초기 10만명에서 이달 들어 약 5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한영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