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제2TV 『추적 60분』 「긴급점검 기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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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4일밤 KBS 제 2TV 『추적60분』의 「긴급점검 기도원」은 충격적이었다.
첫째로 카메라가 파해친 일부 기도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자치료의 잔혹성이다.
마치 중세서양의 뇌옥을 방불케하는 쇠사슬에 묶이고 절창에 갇힌, 이른바 환자들의 참혹한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그같은 잔학행위가 대명천지에서 자행될수 있느냐는 점이다.
둘째로 버리다시피 기도원에 맡기고 얼굴한번 내밀지 않거나 집에 돌아올까 무서워 주소를 옮기면서까지 거처를 숨기는 기막힌 효도의식과 함께 사는게 싫어 성한 아비를 의탁해 버린다는 인면수심일 수밖에 없는 극도의 이기성이 충격을 준다.
세째는 고발을 강조하다보며 보도의 중립성이 철저하지 못한 느낌이다.
가학자의 해명, 예컨대 쇠사슬로 묶어야될 사정등도 피해자쪽의 고발만큼 다루겠다는 아량이 적어 보였고 편집의 작위생뿐아니라 클로스업된 쇠사술에 묶인 환자(타이틀백이 그예)나 철창에갇힌 환자들의 몰골을 인상짓기 위한 의도적인 카메라연출은 자칫 카메라에 의해 재현된 현실이 현실사정을 웃돌게할 염려도 따랐다.
또 종교인이 기도원을 경영한다는데서 파렴치성만을 몰아붙이는데도 이견이 없지 않겠다.
이를테면 영리목적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적시, 곧 경영상의 수지명세의 밝힘이 없었다.
그까닭은 기도원측이 실비로 운영한다는 강변이 있었기에 그렇다.
결국 고발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결과 리얼한 현장감이 강한 인상을 주었으나 경영의 실태분석등 심층에 깔린 원인에 대한 접근이 흐렸다는 인상을 주었다.
○…MBC-TV의 『다녀왔읍니다』를 보면 한심한 생각에 말을 잊게한다.
막내딸 또래의 게집아이에게 자식사진까지 보내 새파란 젊은이로 둔갑하면서 펜팔놀음을 해댄 중늙은이라면 그런 위인의 집안꼴이야 더 부연할 필요가 없겠다.
일체의 예의나 규범은 몰라라하고 치졸한 요설로 말장난을 부려 시청자를 웃기면 피로회복구실로는 그만이라는 발상의 홈드라머가 요즘처럼 높아진 TV문화속에 폼을 잡고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도 시청률은 높지않느냐는 반문이 있다면 달리 오락거리를 찾기힘든 서민층의 딱한 형평을 모르고하는 말이다.
신규호 (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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