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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때문에 오히려 매출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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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파동 속에서 오히려 희색이 만면한 사람. "김치는 종합예술""김치찌개도 멋진 레스토랑에서 팔아야한다""독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사워크라우트(절인 양배추)를 백김치로 바꾸겠다"고 틈만 나면 주장하는 사람. 김치로 한우물을 파는 한울의 백창기(44) 사장(사진) 이야기다. 중국산 김치에 납성분이 들었다는 뉴스가 발표되자 국내산을 고집하는 한울의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학교 급식 분야에서 중국산을 밀어내고 국내산이 들어갈 때가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커가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먹여야하는게 어른들 책임 아닐까요?"

백사장이 아버지가 하던 조그만 김치 공장을 물려받은 것은 1989년. '꼬마김치'라는 당대 히트 상품을 개발하며 업계 2위로 등극하기 까지 16년을 한결같이 김치만 생각하고, 김치 장사만 해온 사람이다.

"90년대 초반, 편의점이 막 자리잡을 때였습니다. 사람들이 컵라면을 먹는데, 적은 량의 김치까지 곁들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탄생한 것이 한번에 먹기 딱 좋은 소량 포장의 꼬마김치.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생판 모르는 식품업에 뛰어들어 고생도 많았지만 수업료를 지불한 만큼 보답도 컸다고 한다. 한때는 담아놓은 김치가 시어져서 전량 폐기해야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불현듯 그에게 "볶음 김치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신김치를 기름에 볶아 꼬마김치처럼 소량 포장했더니, 구수한 '옛맛'을 그리워하던 이들이 끊임없이 찾더라는 것이다. 꼬마김치와 볶음 김치는 한울이 연매출 300억원을 이루는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중국산 김치의 납성분 논란 속에서도 할 말이 많다. "국내산 김치의 절반 가격인 중국산 김치에만 눈을 돌리던 상인.소비자들이 품질에 좀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식당에서는 싸다는 이유로 중국산 김치를 그대로 손님한테 내놓거든요." 고춧가루부터 배추.마늘 등 재료 전량을 국내산으로 만드는 제품은 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인정해주고, 김치 잘 담그는 명인은 도예가 못지않은 대우를 해줘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김치는 요거트.치즈보다는 유산균 종류와 수가 많습니다. 발효 기술을 계량화하기가 힘들죠. 그만큼 변수가 많으니까요. " 이렇게 목이 매도록 외치고 다닌 그지만 "김치 연구에 정부가 지원을 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류독감 예방 효과까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만큼 건강에도 좋은 '국민 먹거리'에 정부와 민간 모두 관심이 부족해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갔다왔다. 프랑크푸르트는 요즘 세계 최대 책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곳. 이곳에 33평짜리 김치 식당 부스를 마련해놓고 왔다. "사워크라우트를 먹는 독일 사람들이라면 우리 김치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요? 내년에 월드컵도 열리고, 독일을 중심으로 해서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저의 꿈입니다."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 일 하나를 또 벌였다. 김치찌개 전문 레스토랑 '김치도가'. 1년전에 담아 저온 숙성시킨 '묵은지' 김치만을 재료로 김치찌개 체인점을 연 것. "파스타만 레스토랑에서 먹으란 법 있나요? 값은 싸더라도 근사한 장소에서 대접받으면 먹는 김치찌개 식당을 만들어 외국인들도 좋아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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