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테이프 가공인가… 사라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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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로스앤젤레스AP·UPI=본사특약】「레이건」 대통령의 측근인 고위관리들과 하원의원 등이 다수의 여자들과 어울려 정사를 즐긴 장면이 담겼다는 비디오테이프사건은 수사기관이 그 존재여부에 의혹을 나타내고 있는 속에서도 테이프복사판을 갖고있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등 날로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다.
미국의 성인잡지 허슬러의 발행인 「래리·플린트」씨가 바로 문제의 섹스테이프 복사판을 갖고있으며 그는 이 테이프에 나오는 인물들의 명단을 밝히는 것은 물론자신이 발행하는 잡지에도 사진과 함께 내용을 소개할 것이라고 그의 대변인 「리처드·데이비드」씨가 13일 밝힌 것.
또 이 잡지의 경영보좌관인 「마샤·라이더」여사는 「플린트」씨가 곧 공식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플린트」씨는 이같은 사실을 전면부인, 「스타인버그」변호사에게 문제의 테이프를 1백만달러(약7억7천만원)에 사겠다고 제의한 것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플린트」씨는 13일 AP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스타인버그」에게 12일 밤 전화로 거래를 제의했으며, 내집에서 만나 비디오 테이프를 보기로 했으나 13일 아침 전화는 왔으나 오지는 않았다』면서 『이 거래내용을 메모해둔것이 오해룰 불러일으킨것같다』고 말했다. 한편 13일하오 사무실의 여사무원에게 『들어오지 않을것』이라고 말한 뒤 나가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있는 「스타인버그」변호사는 이에 앞서 로스앤젤레스 뉴스 서비스와의 회견에서 『「플린트」는 거짓말쟁이다. 거짓말탐지테스트를 해보면 알 것이다. 나는 그를 만난 적이 없다』고 알쏭달쏭한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보다 하루전인 12일 법원으로부터 25일까지 문제의 테이프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고 『테이프가 어디있는지 모른다. 기자들이 몰려왔다 돌가간 뒤 없어져 그들중 누군가가 훔쳐간 것 같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플린트」와의 전화거래가 이보다 만 하루가 지난 13일 이었다는 점으로 미루어「스타인버그」변호사가 의도적으로 테이프를 숨기고 있거나 아니면 없는 테이프를 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거래에 응할 뜻을 비친 것이 아닌가고 추정되고 있다.
「스타인버그」는 13일에도 계속 『테이프 문제로 내가 장난을 치고있는 것은 아니며 분명히 기자가 훔쳐갔다』고 고집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13일까지 테이프의 존재확인은 하지 못했으나 일단「스타인버그」의 진술을 토대로 이 테이프를 그에게 건네주었다는 여자를 추적하는 한편 기자들이 관련된 도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이 찾고있는 베일 속의 여인은 32세쯤의 금발이며 키는 1m60cm정도로 중형 구치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또 「스타인버그」변호사에게 「비키·모건」양의 살해범 「마빈·팬코스트」의 변호를 부탁한 것으로 미루어 그를 잘 아는 측근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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