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은 「파리목숨」인가…|창단멤버 5명 임기 평균 10개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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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출범 2년째인 한국프로야구는 감독들의 잇딴 퇴진으로 큰 진통을 겪고있다.
롯데자이언트가 6일 창단감독인 박영길씨를 일선에서 후퇴시키고 강병철 헤드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함으로써 6개구단중 OB 김영덕감독을 제외한 5명의 창단감독이 모조리 사령탑의 지휘봉을 놓고 물러나 심각한 내부진통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삼미의 박현식창단감독이 부임 82일만인 작년 4월27일 단장으로 승진아닌 승진에의해 퇴진한것을 시작으로 김동엽해태감독이 박감독이 물러난 3일후에 총감독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올 들어서는 MBC의 백인천,삼성의 서영무감독에 이어 롯데 박영길감독이 본사근무의 대기상태로 모두 5명이 그라운드를 떠난 것이다.
이같은 창단감독들의 연이은 퇴진은 모두가 팀성적의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감독교체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OB를 프로야구 원년의 캠피언으로 이끌었던 김영덕감독만이 유일한 창단감독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창단감독중 최단명은 삼미의 박현식씨로 현재 팀고문을 맡고있으며 롯데 박영길창단감독은 5백10일.
이둘 5개팀 창단감독의평균 재임기간은 10개월에 지나지않아 아마야구와 같은「파리목숨」의 현상이 프로야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연이은 감독들의 교체파문으로 9일 개막되는 후기 리그는 각팀들이 좋은성적을 올리기 위한 피나는싸움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김진영 삼미감독과 김응룡 해태감독의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일어난 불상사와 감독들의 교체소동은 모두가 지나치게 승부에만 집착하는 단면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으로 건전한 프로야구발전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있다.
롯데 박영길감독을 전격적으로 퇴진시킴으로써 코칭스태프를 정비한 6개구단은 후기들어 모두가 우승을 향해 총력전을 펴고있다.후기리그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많은 전문가들은 단연 MBC를 꼽고있다.전기에서 삼성과함께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MBC는 전기중반 사령탑의 동요로 3위에 그쳤으며 뒤늦게 팀을 정비,이원국과 하기용을 다듬어 후기를 노리고있다.
그러나 후기 우승열쇠는 각팀 모두 투수력에 달려있다.
장명부(삼미) 박철순(OB) 황규봉 권영호(이상삼성) 최동원(롯데)등이 전기의 부진을 씻고 어느정도의 피칭을 하느냐가 관건이 되고있는 것이다.전기우승팀 해태는 후기우승까지 탐내고 있으나 전선수를 고루 기용하여 코리언시리즈를 노리는 쪽으로 기울고있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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