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단 종교의 뿌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사·사이비종교」라고 지칭되는 신앙현상이 우리사회에 온존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것인가.
어떤이는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우리사회의 병리적 구조를 탄식할것이고, 어떤이는 그런 신앙에 이끌려 정신을 잃고 가정과 재산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사람들의 존재를 개탄한다.
우리 사회의 병리는 이미 골수에 미친것이라서 더말할 여지가 없겠으나 사람들의 어리석은 작태자체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은 누구나 한정된 생명을 가지고 변변한 능력도 없는 불완전한 존재라서 잘못을 저지르고 괴로움을 당하는 것이 항다반의 일이다.
유한한 생명을 가지고 있기에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내세를 생각하며 구원을 갈구한다. 불완전하고 부족한 존재이기에 실패와 좌절때 마다 미지의 권능이 자신을 도와주기를 애타게 바라기도 한다.
종교적 신앙심은 바로 그같은 인간의 존재양식의 반영이다.
그때문에 학자들은 아무리 미신적이고 분복적인 신앙형태라도 쉽게 「사이비」나 「유사」라는 명칭을 붙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종교신앙 형태가 정신적 위안의 차원이 아니라 재산과 육체등 물적차원에 더 침착할 때, 전통종교, 세계종교에 대해 이단종교, 혹은 종교를 빙자한 사기로 본다.
최근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7사도」 교회가 단순한 신여종교의 한 유파인지 아닌지는 수사과정이라서 아직 분명히 규정할수는 없다.
다만 보도된 내용으로보아 그들의 신앙형태와 물적 정도, 교주와 신도의 관계등이 상궤를 벗어나 있으며 도덕적 기반이 의심스럽다는등의 이유로 이단의 의혹이 짙은 것은 분명하다.
더우기 7사도교회의 교주는 그리스트교의 성서를 기반으로 자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고, 내년6월에 세상의 종말이 온다는등 혹세무민하는 발언을 서슴지않고 있고, 신도들에게 재산을 바치라고 강요하는 것등 통상적인 이단종교들의 형태유형을 실증하고 있다.
물론 역사적으로 천년왕국운동이나 메시아운동이 종말론을 근거로해서 무수히 명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종교신앙들은 절대자의 권능을 빌어 지상에 신의 왕국을 세우고 현실적인 생활세계의 문제들을 영구하고 완전하게 해소하겠다는 욕구를 반영했다.
그때문에 그들은 현실의 고통속에 절망한 사람들을 구원하고 정신적 위안을 주는것을 최대목표로 했다.
그러나 그때 종말을 내세워 오히려 핍박받고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협하여 더욱 고통스럽고 괴로운 삶을 강요하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 이단종교가 아닐 수 없다.
난세에 구원의 소망을 현실적으로 박탈당한 사람들에게는 종교신앙은 절대적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이단종교들은 그런 절대적가치를 이용하여 물신숭배의 손을 뻗어 자기의 의욕을 더욱 확장한다.
종교를 이용한 사기행위다. 인간적약점과 절망적 상황을 이용해서 돈을 긁어내고 정신을 황폐케하는 무서운 사술이다. 백백교다, 인민사원이 다하는 유의 이단종교는 위험한 사회악인 것이다.
이런 사기꾼에 속아 더욱 나락에 빠지게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은 가엾은 것이기는 하되 욕할 일은 못된다.
오히려 이같은 어리석은 사람들, 위로를 구하는 버림받은 사람들을 오늘의 전통종교들이 구제하지 못하고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더큰 문제다.
그점에선 황금숭배와 거대교당주의에 빠져 만족하고 있는 기성종교들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진다.
이기적 행복의 추구에 몰입하며 미신적인 열광에 날뛰는 기성교단들의 맹목과 무뢰함은 또다른 죄악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자기구원은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현실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사이비」의 손길에나마 삶을 의지하지 않을 수 없게된 버림받은 사람들이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다.
사회정의를 실현하는데는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을 이용해 사회를 파괴하는 종교사기꾼들의 발호를 근절하는 일에 있다는것을 당국도 이해하기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