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까 공판에…당내역풍에…시련 겪을 「나까소네」|참의원 선거후의 일 정계 전망|후보 편파추천-당내 요직 독점에 비주류 불만 노골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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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6일의 삼의원 선거가 자민당의 승리로 끝남으로써 「나까소네」(중보랑강홍) 정권의 기반이 강화됐다고는 하나 그 전도는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민당의 승리가 판명된 27일일본 정가에는 2개의 큰 뉴스가 동시에 날아들었다. 하나는「다나까」(전중각영)전 수상에 대한 록히드재판 선고 공판일이 10월12일로 결정됐다는 소식이었고 또 하나는「레이건」미국 대통령의 11월 일본방문. 일본의 정치정세와 무관할 수 없는 이 두가지소식이 공교롭게도 삼의원 선거개표가 끝난 날 전해짐으로써 삼의원 선거후의 일본정계전망은 복잡하게 됐다.
「나까소네」 수상은 27일 자민당 승리가 확정된 후 기자회견을 통해 7월에 우선 삼의원구성을 끝내고 초가을에 행정개혁법안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빠른 정치일정발표는 「나까소네」 정권출범이후 처음 실시한 삼의원 선거에서 이김으로써 정국운영에 자신을 갖게 됐고 임시국회에서 자신의 정치노선을 선명히 부각시켜 늦어도 1년이내에 실시될 총선거에서 재집권할 기반을 다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예상을 앞지른 법원측의 「다나까」 공판기일결정으로 「나까소네」수상의 이같은 기대는 오히려 시련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 정계관측통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가장 고약하게 된 것은 국회가 한창 열리고 있는 중에「다나까」판결을 맞게된다는 점이다.
이번 선고공판에서 「다나까」 피고인이 유죄판결을 받으리라는 것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로 받아들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심공판(6월17일)이 끝난지 며칠 안돼 선고기일이 지정됐다는 자체가 재판부내에서 이미 유죄선고로 의견이 통일됐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회개회 중 「다나까」전수상이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 야당측은 행정개혁법안을 제쳐놓고 「다나까」전수상의 의원직사직권고 결의안을 들고 나올것이 뻔한 일이고 이 경우 자민당 내에서도 「후꾸다」 (복전규부)파, 「고오모또」 (하본민부) 파 등 비주류세력이 야당측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다나까」파, 「스즈끼」(영목선행) 파, 「나까소네」파를 합한 주류파와 비주류파의 관계는 작년 11월의 총재선거를 계기로 확연히 갈라졌으며 이번 선거에서 주류측이 당 요직을 독점한 기회를 이용, 후보추천에서 노골적으로 편파적인 자세를 보임으로써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이번 삼의원 선거결과를 보면「다나까」파가 당내 동조세력을 포함, 삼의원에서만(기존의석포함) 자파의원을 6명 늘려 52명으로 세력을 확장했고 「스즈끼」파도 25명에서 27명으로, 「나까소네」파가 5명에서 8명으로 각각 수를 늘린 반면 「후꾸다」파는 27명에서 24명으로, 「고오모또」파는 11명에서 9명으로 각각 2∼3석이 줄었다.
이에 따라 중· 삼의원을 합친 각 파벌의 세력판도는 「다나까」파가 1백16명, 「스즈끼」파 88명, 「나까소네」파가 55명으로 세력을 신장한 반면 비주류인 「후꾸다」파는 70명, 「고오모또」파는 39명으로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비주류측으로부터 불평과 불만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까소네」수상은 야당의 공세와 당내 역풍을 맞으면서 「다나까」판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된 셈이다.
이같은 어려움을 어떻게 무난히 극복하느냐에 「나까소네」 정권의 앞으로의 운영이 걸려있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년이내에 총선을 겪어야 한다는 불가피한 여건 때문에 당내 사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스즈끼」파는 「다나까」파와 한배를 탐으로써 유죄판결의 짐을 같이 진다는 사실에 회의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 점에서는 「나까소네」파도 「스즈끼」파와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
참의원선거전 「다나까」파가 강력히 요구해온 중의원해산, 중·삼의원 동시선거를「나까소네」수상이 과감히 외면한 것은 그같은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10월 재판을 앞두고「스즈끼」파와 「나까소네」파의 「다나까」파로부터의 이탈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중·삼의원 동시선거를 치르지 않고도 자민당이 승리했기 때문에 「나까소네」수상은 자신의 판단과 노선에 더욱 자신을 가질 것이며, 이것도 앞으로의 정국흐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거론되던 판결전 국회해산설은 실현이 어렵게 됐다.
유죄판결이라는 부담을 안고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자민당자체로서 자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레이건」의 방일계획발표는 국회해산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으로 일본의 정국은 「다나까」재판을 중심으로 한차례 진통을 겪을 것이 예상되며 「나까소네」수상이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그의 장기집권여부도 걸려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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