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풍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높이 솟아오른 처마밑풍경소리와 대청마루에 화문석을 깔고 앉아 시조를 읊조리는 선비들의 멋스러움은 가장 아름다운 한국적 여름 운치라 할만하다.
듣는다는 것은 사람에있어 본다는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자신의 안식처만이라도 소음의 공해에서 벗어나 밝고 아름다운 소리를 정립시켜 실내공간조화에 한몫을 하는것은 여름을 이겨내는 한 방법이 된다.
베란다 끝부분에 여행에서 수집한 풍경을 달아 바람의 움직임을 소리로 느끼게 한다든지 응접실이나 욕실의 어느 코너에 조개껍질을 엮여 늘어뜨려 바람이 불때마다 묘한 여운을 남기게 한다든지 거실 한부분에 통대나무를 매달아 서로부딪치며 내는 투명한 자연음을 들을수 있게끔 실내를 꾸며두면 한결 시원한 실내분위기를 맛볼수 있다.
유럽의 사람들은 현관문에 작은 종을 매달고 실로 연결하여 차임벨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파트등 실내로만 짜여진 가옥구조에서는 방문에 소리가 맑고 작은 종을 매달아 두는것도 아이디어의 하나다.
실내공간에 불필요하고 자질구레한 소품들도 과감히 치워버리고 밝고 환한 시각과 평온하고 안락한 소리의 조화로 무더위를 이기고 한여름의 꿈을 키울수 있게끔 해야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