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그림책 전집 명작·위인전 글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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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첫째, 종합선물세트 식으로 교구와 사은품이 달려있는 전집은 사지 마라. 사은품 역시 정가에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구색 맞추기 위해 필요 없는 것도 포함하게 마련이다. 이런 전집엔 가격거품이 많다.

둘째, 외국 도서에 얽매이지 마라. DK를 비롯한 외국 유명 출판사 책들은 자국 어린이를 위해 만들었다. 이 때문에 자기 나라의 우수성만 강조하고 타민족 문화에 대해 다루지 않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모국에 대한 정체성은 어릴 때 키워진다. 우리나라 책과 외국 책을 골고루 구입하라.

자, 그렇다면 이런 기준에 맞는 좋은 전집은 어떤 게 있을까. 우선 추천작으로 프뢰벨의 '자연관찰', 보리의 '달팽이 과학동화', 웅진의 '호롱불 전래동화', 보림의 '솔거나라' 등을 꼽을 수 있다. 유아 때 호기심은 관찰력.창의력으로 연결되고, 전래동화는 우리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과학분야는 유아 때 읽기 시작해 점차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

백과사전류도 좋다. 거미줄과 같이 연결된 지식을 습득하기에 가장 좋다. 단 유아 백과는 엄마가 반드시 읽어주어야 한다. 창작 전집은 실패율은 적지만 전집이 아니라 단행본으로 읽어도 좋다.

반면 위험부담이 큰 전집은 세계명작과 위인이다. 두 분야 전집의 가장 큰 문제는 '축약'이다. 명작과 위인은 결과나 줄거리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인슈타인을 '노벨상 수상자'로만 알아서는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인간사회를 변화 발전시킨 위인의 삶을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읽으나마나다. 이런 분야는 유아용 그림책 전집보다는 어린이 도서로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경숙 (어린이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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