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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 스토리] 2. 어렸을 때 별명 불도저 "5학년 때 고교과정 끝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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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프로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는 미셸 위(왼쪽)가 10일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언샷 훈련을 하고 있다. 팜데저트=정제원 기자

"프로 데뷔전이라 더 욕심이 생겨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 골프장에서 만난 미셸 위(한국 이름 위성미)는 1년 전에 비해 한결 성숙한 모습이었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짙은 선글라스를 쓴 모습이 2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13일 개막)에 출전하기 위해 일찌감치 대회장소에 도착한 미셸 위는 아버지 위병욱(45.하와이대 교수), 어머니 서현경(40)씨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한 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티샷과 어프로치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아버지 위씨는 "이제는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해 프로행을 결정했다. 미셸은 학업과 골프 모두를 훌륭하게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위씨는 "그동안 미셸과 관련한 e-메일을 하루에 150통 이상 받았다.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전화가 많이 와 아예 연락을 끊고 지냈다"고 말했다.

미셸의 어렸을 때 이야기가 다시 화제에 올랐다. 어머니 서씨는 "두 살 때 유아원에 보냈는데 걸핏하면 다른 아이들을 밀쳐내는 바람에 남자 아이들도 꼼짝을 못했다. 그때 별명이 '불도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 태어날 때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체구가 컸을까. "아니에요. 그냥 보통이었어요. 키는 22인치(약 56㎝), 몸무게는 7.1파운드(약 3.2㎏)였으니까요. 그런데 분명 다르긴 했어요. 태어난 당일 두 팔로 땅을 짚더니 고개를 돌리는 걸 분명히 봤어요. 아빠도 같이 봐서 기억이 또렷해요. 보름쯤 되는 날에는 외할아버지 배를 잡더니 일어섰어요. 몸무게가 한 달 만에 더블(두 배)이 되더라고요."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11일로 만 16세 생일을 맞는 미셸 위의 키는 잘 알려진 대로 1m83㎝, 몸무게는 70㎏을 넘는다. 발 사이즈는 웬만한 성인남자 못지 않은 275㎜. "열세 살 때인 2003년에 이미 1m83㎝였으니 그 이후 1~2㎝가 더 큰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쳤다. "키는 더 안 컸으면 좋겠어요. 더 크면 괴물같이 보일지도 모르잖아요."

미셸 위의 집안은 학자 집안이다. 할아버지는 국내 항공학 박사 1호인 위상규(79)옹. 큰아버지는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경제학을, 아버지는 하와이대에서 관광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 영향 때문인지 미셸 위는 공부도 잘하는 편이다. 어머니 서씨는 "미셸은 속독법을 배워 웬만한 책은 1~2시간이면 다 읽는다. 특히 수학과 생물을 잘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미 고교 과정을 끝냈다"고 말했다.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미셸 위는 2년 전부터 일본어와 중국어도 배우고 있다. 하와이에 일본 교민이 많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일본어는 쉽게 친해졌다. 중국어는 날로 커가는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미셸 위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찌개와 홍어찜. 점심식사로 햄버거와 김치찌개가 준비돼 있다면 어떤 것을 고를 것인지 물어봤다. "저는 원래 햄버거는 좋아하지 않아요. 당연히 김치찌개지요. 김치찌개 얼마나 맛있는데요. 아참, 생선회와 홍어찜도 좋아해요."

어머니도 거들었다. "제가 요리 솜씨는 없는 편인데도 미셸은 일주일에 서너 번 김치찌개를 먹어요. 하와이에 홍어찜 잘하는 음식점이 있어 홍어찜도 자주 먹죠. 물론 한국에서 파는 것처럼 푹 삭힌 건 아니지만요."

미셸 위는 한국의 시트콤과 드라마도 즐겨본다. 틈날 때마다 비디오를 빌려 본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즐겨 쓰는 유행어도 잘 아는 편이다.

"미국 코미디도 재미있긴 하지만 한국 코미디가 훨씬 웃겨요."

팜데저트=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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