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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포커」서 「사무라이게임」까지…|비교육의 현장, 전자오락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청소년들이 즐겨찾는 전자오락실에 외국에서 흘러들어온 비교육적 게임이 판치고있다. 게임화면에서 포커놀이가 벌어지는가하면 일장기와 후지산(부사산) 사무라이가 등장, 일본도로 사람을 닥치는대로 살육하는 잔혹한 장면이 예사로 나오고있다. 이에대해 교육관계자들은 지금까지 당국의 관심이 전자오락실의 양성화 문제만 따졌고 만화나 도서처럼 검인정을 거치거나 자체 프로그램의 개발, 유해프로그램의 단속에는 신경을 쓰지않아 문제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박게임>
전자포커는 카드 5장을 화면에 비추어 주고 다시 5장을 주도록 설계된 기계로 2∼10점에서 최고 5천점까지를 따도록 설계되어있다.
보통 1백원의 주화를 넣으면 카드 5장이 화면에 나오고 고객이 카드끝수를 조작, 2백점을 따면 5천원, 6백점은 1만4천원, 최고점수인 5천점은 5만원을 딸수있다.

<실태>
「자동차경주 게임」은 도로양쪽에 일장기가 나오는 가운데 차량이 장애물을 피해 달린다.
이때 시작하는 화면에는 영어로 「START」라는 자막이 나오며 일본식 발음인 「스따또」라는 여자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일본어나 일본풍물이 그대로 화면에 나타나는 것도 흔한일.
한창 인기를 끌고있는 「야구게임」에는 일본프로야구 양대산맥인 퍼시픽·센트럴리그의 선수명단이 양쪽으로 나열되어 나타난다.
또 「폴 포지션게임」은 일본어자막과 함께 후지산이 등장하고 「사무라이 게임」에서는 일본의 고대 무사가 긴칼을 갖고 다니며 사람들을 마구 죽이기도 한다.
이밖에 미국에서 도입된것들도 대부분 우리나라 실정과는 동떨어긴 것이어서 도둑이 경찰관을 때리고 장물을 창고에 숨기는 「괴도 뤼팽게임」등은 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했다.

<제조·공급>
전자오락기구의 전국 공급원은 서울청계천3가 세운상가에 있는 전자제품점들.
이곳에서는 외국프로그램의 기판을 사진으로 찍어오거나 회로도를 도입해 그대로 복사해내고 있다.
이때문에 자막이나 게임내용·음향등의 수정이 불가능한 실정.

<대책>
고대전자공학과 김덕진교수는 『그동안 전자오락실이 대부분 무허가란 이유로 양성화문제만 거론되어 게임내용을 검토대상으로 삼지않은채 저질품이 범람하고있다』고 지적하고 『전자게임은 첨단반도체 기술과 관련되어 수출산업으로도 유망한만큼 국내 대기업들이 과감히 투자해 건전한 게임을 개발 보급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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