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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 마이어스 5세 연하 독신남과 30년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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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한 해리엇 마이어스(60.사진 (左))는 미혼이다. 그런 그가 30년 동안 사랑한 사람이 있다. 텍사스 대법원 판사인 네이선 헥트(55.(右))다. 헥트는 1989년 마이어스를 당시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에게 소개해 준 사람이다. 마이어스가 그때 부시 집안과 인연을 맺지 않았다면 이번에 연방대법관에 지명되는 영광을 누리지 못했을지 모른다.

LA 타임스는 8일 마이어스와 헥트의 사랑 이야기가 세간의 화제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텍사스 댈러스 소재 남부 감리대학을 졸업하고 한 법률회사에 입사한 직후부터 깊이 사귀었다. 당시 주변에선 둘이 결혼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둘은 모두 독신으로 지냈다. 그들과 절친했던 한 변호사는 "둘이 결혼을 생각한 적도 있지만 결혼이 짧은 인생에서 선택할 카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성향이 보수적이지만 결혼에 대해선 현대적이고 비전통적인 방식, 즉 일과 사랑을 분리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이어스를 겨냥, "경력을 위해 사랑을 희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마이어스의 한 친구는 "그의 사고는 유럽적"이라며 "유럽인은 결혼보다 사랑을 강조한다"고 반박했다.

헥트는 마이어스가 대법관에 지명된 이후 "사람들이 당신을 마구 두들기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일부 보수층이 "마이어스의 성향이 의심스럽다"며 공세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헥트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1년에 두세 차례 영화를 함께 보러 가기는 하지만 서로를 로맨틱한 상대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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