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련의 트렌드 파일] 대세는 융합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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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이 쓴 '다빈치코드'는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히트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 묘사 때문에 독자 대부분이 읽으면서 진실이라고 믿지만 실제는 허구가 가미된 소설이라는 데 있다.

절묘하게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새로운 방법으로 융합한 팩션(Faction).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만든 원동력이다. 독자로 하여금 사실이 주는 현실적 긴장감과 소설이 만드는 극적 요소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다빈치코드의 중심으로 끌고 간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발상으로 접근한 융합은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MP3가 내장된 선글라스와 모자, USB 메모리 칩이 포함된 다용도 나이프, 면도 기능이 첨가된 휴대전화 등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계속적으로 기능이 융합되고 있는 휴대전화나 MP3,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는 서로의 영역을 파괴하면서 개인 디지털 복합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휴대전화, MP3, PMP라는 상품명 대신에 어쩌면 카메라와 MP3 기능의 디지털 복합기의 출현으로 '카엠'이라는 상품명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또 손목시계와 MP3 기능을 합해 '워치엠'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상품도 출시될 수 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이 합쳐진 휴대용 디지털복합기 '핸노트', PMP 기능에 DMB 서비스가 합쳐진 'PMB'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기능이 다 포함된 개인용 복합기 '올(All)'의 출시를 상상해 보는 것도 즐겁다.

이렇게 동시에 여러 가지 요소를 즐기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최근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융합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트렌드 용어이지만 이젠 표적 소비자군에 따라 새로운 발상으로 융합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기술 간 융합뿐아니라 표적 시장(Target Market)에 따라 구체적인 소비자군과 기술, 디자인과 마케팅간의 융합이 강조되는 것이다.

김해련 아이에프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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