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생각 없다 … 인터넷뱅킹에 힘 쏟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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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5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신년 기자간담회에는 한동우 회장(왼쪽)과 민정기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동우(67)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5일 은행 업무에 한정된 인터넷전문은행은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신한은행 인터넷뱅킹과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회장은 대신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금융지주가 갖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터넷뱅킹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도 PC로 간단한 조회 업무부터 예금·대출 등을 다 할 수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좀 더 하더라도 크게 나아질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금·대출 같은 소비자 금융업무에 집중하는 형태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수익성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인터넷에서 금융그룹 내 계열사끼리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공유·활용하려면 규제 완화가 필요해 그룹에서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년보다 배당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올해는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으로 주는 돈의 비율)을 좀 더 높이겠다”며 “한국의 배당성향은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히 낮은 편인데, 신한금융은 외국인 투자자가 많고 이들은 배당성향이 높은 쪽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650원을 배당한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은 16.2%로 KB금융(15.3%), 하나금융(12.4%) 보다 약간 높았다. 총자산, 이익 등 2015년 경영목표도 상향 조정한다. 한 회장은 “예년 증가율 보다 조금 더 (달성)할 것”이라며 “금액은 공시문제가 있어 말씀 못드리지만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는 신한카드가 카자흐스탄에 소비자 금융 회사를 설립하고, 신한금융투자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비은행부문 해외 진출에 신경쓸 계획이다. 은행은 인도네시아·멕시코 등 신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대신 인력 운용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은행의 비대면 채널 영업이 90%를 넘고, 점포 오는 고객이 10% 미만인만큼 대면채널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비대면 서비스에 투입해 이익을 내야 한다”고 했다.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신한은행에선 전날까지 250여명이 신청했다.

 이날 오후 신한은행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임영진(55) WM그룹담당 부행장을 행장 대행으로 선임했다. 서진원(64) 신한은행장이 와병으로 2주째 출근하지 못해 ‘행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다. 한 회장은 “앞으로도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루빨리 완쾌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행장은 지난 2일 새해맞이 1박2일 산행 직후 감기몸살 증세가 심해져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면역력 약화로 장염과 폐렴 증세가 겹치면서 중환자실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 기간 동안 범금융권 신년하례회(5일), 신한금융포럼(9~10일), 재일교포 신년하례회(12~13일) 등에 모두 불참했다. 서 행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7일까지다.

서 행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한 회장은 “3월을 전후해 결정이 될텐데 아직 시간이 남았다. 서 행장이 회복되는 상태 등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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