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뽑아 싱싱한 소시지 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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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한 백화점 식품 매장의 수제 소시지 코너에서 직원이 즉석에서 소시지를 만들고 있다.

소시지가 진화하고 있다. 즉석 생산해 판매하는 수제소시지가 잘 팔리고 있고 재료도 고급화하고 있다. 공장에서 나오는 대량 생산품보다 신선한 소시지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70∼80년대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를 모았던 분홍빛 둥근 소시지는 이제 소시지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소시지는 돼지고기 등 육류를 갈아 각종 양념을 한 후 양이나 돼지의 장(腸)에 넣어 만든 것으로 일반적으로 육류 함량 70% 이상, 전분 함량 10% 이하인 제품을 말한다. 최근 판매되는 수제 소시지의 육류 함량은 이보다 높다.

◆ 눈앞에서 만든다=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최근 새로 문을 열면서 지하 식품코너에 '미트 델리'라는 수제 소시지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

그중 하나인 '가빈'은 고기 반죽을 이용해 소비자의 눈앞에서 소시지를 만들어 판매한다. 입구에는 빵집에서 빵이 나오는 시간을 알리듯 '오리지널 9시30분, 마늘 맛 10시' 등 시간대별 제품 안내 문구도 적혀 있다. 가빈 관계자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뿐 아니라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이마트 등 주요 유통매장도 다양한 수제 소시지를 판매하고 있다.

수세 소시지 업체들은 ▶원재료 중 육류의 비중이 크고▶소시지 케이스로 돼지.양의 천연 장 또는 건강에 좋은 콜라겐 필름 등을 사용하며▶전분이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시지 업체인 웰섬의 심재훈 실장은 "돼지고기 등 육류의 함량이 90% 이상"이라며 "전분이나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제 소시지의 종류도 다양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꿀을 넣은 제품▶건강에 좋다는 허브를 넣은 소시지 등이 매장에 나와 있다. 찹쌀.밀.오곡밥 등을 넣어 소시지 자체를 식사 대용으로 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있다. 카레.해물.날치알 등이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수제 소시지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100g에 1600~2500원으로 대량 생산품보다 비싸다.

◆ 고급 소시지도 많이 나와=소비자 입맛이 고급화하면서 CJ.목우촌 등 식품업체들도 원재료 중 육류의 비중을 높이고 맛을 다양화한 소시지 제품을 내놓고 있다.

CJ는 독일식 양장 소시지 '레겐스 부르거'와 '그릴윈너', 폴란드식 소시지 '폴리쉬'등 고급 소시지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40g에 2900원 선. CJ는 7월 과거 '분홍 소시지'의 추억을 살리는 소시지 '계란을 입혀 부쳐 먹으면 정말 맛있는 소시지' (195g 1000원)를 내놓기도 했다. 목우촌은 최근 천연 양장을 사용한 고급 소시지 '프라임 검은깨 소시지', 청양고추를 넣은 '매콤 꼬치' 등을 내놓았다.

◆ 종류도 많고 색깔도 다양해=식품 매장에 가면 독일식.영국식 등을 앞세운 소시지에 하얀색.노란색 등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독일식 소시지는 영국식 소시지에 비해 고기의 입자가 가늘고 짠맛이 강하다. 영국식.스코틀랜드식은 독일식에 비해 짠맛이 덜하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식을 내세운 소시지는 입자가 굵은 것, 가는 것 등 다양하며 일부는 독일식보다 더 굵은 것도 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춰 김치.청양고추 등을 넣은 소시지는 흔히 '한국형'으로 불린다.

소시지의 색깔을 결정짓는 것은 크게 부재료와 훈연 처리, 그리고 향신료 등 첨가물이다. 부재료로 야채나 청양고추 등을 넣으면 푸른색을 띠고 당근을 넣으면 붉은색을 내는 식이다. 훈연 처리한 소시지는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붉은 색을 띠게 된다. 또 향신료로 붉은 계통의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흰색의 소시지는 향신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제품이다.

속을 넣는 케이스로 사용되는 양장과 돼지 장은 소시지의 지름으로 알 수 있는데 양장케이스 소시지의 지름은 돼지 장의 절반 수준이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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