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고민 - 노(老)테크] 상. 급격한 고령화 … 각국 연금 줄이는 추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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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유엔 2차 세계 고령화 회의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던진 이 경고가 현실로 와 닿고 있다. 유엔은 선진국의 경우 2000년에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4.4%에 달해 고령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비율은 2050년 26.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때가 되면 선진국 평균 연령은 46.4세가 될 것으로 예상돼 60대는 노인 축에도 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고령화 사회(노인 비중 7% 이상)에서 고령 사회(14% 이상)로 바뀌는 데 71년이 걸리지만,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20% 이상)로 가는 데는 15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첫 단계에 24년이 걸렸지만, 두 번째 단계는 12년 만에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속도가 빠른 국가는 한국이다. 2000년 고령화 사회가 된 한국은 세계 최저의 출산율(1.16명)로 인해 2018년 고령 사회, 2026년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해야 할 판이다.

이처럼 급속한 고령화로 각국 정부는 골치를 앓고 있다. 부양해야 할 노인은 늘어나는데 일할 사람은 줄어들어 경제가 활력을 잃고, 연금 지급이 늘면서 정부 재정에 구멍이 나기도 한다.

정부의 힘만으로는 고령화를 감당해 낼 수 없게 되자 각국은 연금을 줄이는 대신 노인 고용을 늘려 노인 스스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래저래 노후 생활에서 스스로 책임져야 할 몫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팀=표재용.나현철.이승녕.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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