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운동보단 공부하는 곳"|미대학 스포츠위, 「학생 프로선수」추방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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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나치도록 돈에 오염되어 있던 미국의 대학스포츠가 「교육 우선」이라는 대명제를 놓고 휘청거리고있다.
학업을 도외시해 오던 「학생프로선수」를 대학으로부터 추방하자는 조치가 내러져 미국대학스포츠가 사상최대의 위기에 봉착한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 대학스포츠연맹 (NCAA)이 금년1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77차 연례총회에서 운동선수들도 최소한 C학점 이상을 획득해야만 한다는 자격규정을 통과시킨데서부터 시작됐다.
스포츠대국 미국의 대학스포츠, 그중에도 미식축구와 농구는 프로스포츠에 버금가는 인기를 갖고 있다.
특히 라이벌대학과의 경기승패에 따라 동창회는 물론 동창생들로 이뤄진 재단이사회에서 엄중한 책임추궁을 당해야만하는 대학당국은 어쩔수없이 우수선수스카웃에 총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따라서 5백여개가 넘는 미국내 대학들의 관계자들은 스포츠의 승패에 학교의 명예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퇴문제가 걸려있어 선수스카웃에 혈안이 되어 있는것이다.
유능한 선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코치나 감독은 가차없이 해고되는가하면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의 감독들은 사실상 대학장이나 총장보다 더많은 수입과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게 미국대학가의 최근의 현실이다.
때로는 프로선수보다 많은 거액의 계약금을 비롯, 재학기간중의 장학금 통상 교통비로 지칭되는 항공권 (지방선수에게 연중 이용할수있는 비행기표를 사줘 이를다시 팔아 쓰도록 한다) 에다 집과 승용차까지 제공되는 프로세계이상의 비정상적인 거래가 성행해왔다.
이에 NCAA가 용단을 내려 종래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기던 선수의 학점취득을 강제적으로 규정하자 겨우 읽고 쓰기만을 할뿐인 일부 스타플레이어들을 내세워 명문학교로 부상했던 수많은 대학들이 철퇴를 맞게된것이다.
이들은 결국 대학재정의 반이상을 차지하는 동창회 후원금을 삭감 당해야만 하게 되었고 심안경우 학교문을 닫아야만 할지도 모른다는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내의 여론은 대학은 스포츠보다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찬성론이 득세하고 있으며 대학스포츠의 왜퇴내지 폐지도 감수해야 하다는 강경론까지 나오고있다. <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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