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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서로 핵선제 공격 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미국의 군사전략가들은 오는 90년대 초 소련의 핵미사일 격납고에 대한 선제 핵공격을 가하는 연구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고 19일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린 「잭·앤더슨」 칼럼이 폭로했다.
미 국방성과 군축국(ACDA)의 「1993년 미국의 가상 선제 핵공격 결과」라는 비밀 연구 보고를 인용한 이 기사는 위기상황에서 소련이 선제 핵공격할 가능성에 대비, 미국은 1백 개의 MX 미사일 등 모두 1천3백98개의 핵탄두로 소련의 핵미사일 격납고를 선제 공격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잭·앤더슨」 칼럼의 요지다.
미국의 전략가들이 지난 수년간 계속 부인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소련에 대해 선제 핵공격을 가할 선택권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MX 미사일은 이 계획중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상대방이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제1차 선제 공격 능력을 갖추려면 적이 심각한 반격을 할 수 없을 만큼 적의 공격용 미사일을 단번에 파괴해 버릴 수 있는 고도의 정확성을 지닌 지상발사용 미사일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선제 핵공격 능력에 관한 자료는 미 국방성과 군축국이 작성한 비밀보고서에 들어 있다.
이 보고서는 소련이 미국의 공격을 받고 있는 순간에는 보복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으리라고 가상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 공격이 시작되었다는 첫 경보가 발해졌을 때, 또는 미국 미사일이 소련에 퍼부어지고 있을 때 소련은 무슨 이유에서건 그들의 핵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인 것이다.
이 계산은 또 핵공격 아래서 발생하는 X광선·중성자 방사능·전자파·열파 및 미국 무기의 성능 등 영향을 무시하고 있다.
이 같이 미국 측에만 유리하게 설정된 가정 아래서 이 보고서는 미니트맨Ⅲ, 트라이던트Ⅱ 및 MX 미사일 공격으로 소련 미사일 발사대는 전멸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
최근 미 국방성 보고서에 따르면 소련은 현재 총1천3백98개의 미사일 발사대를 여러 곳에 배치해 놓고 있다. 그런데 미국 전략가들은 미국 핵탄두 2개면 소련 미사일 발사대 l개를 파괴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이 탄두들은 강철과 콘크리트로 보강된 지하 발사대 등 이른바 견고 목표물들을 파괴할 수 있는 성능을 가져야된다.
1990년대가 되면 미국은 고도의 정확성을 가진 핵탄두 3천4백 개로 소련의 1천4백 개 미사일 발사대를 겨누게 된다.
발사대 1개를 파괴하는데 2개의 탄두가 든다면 소련 발사대를 모두 파괴하고도 6백개의 타두가 남는데, 이는 소련군의 지휘 참호 등을 공격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스크바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그리 간단히 말할 수 없다.
【워싱턴 UPI=연합】 미 공군은 19일 소련이 지금 당장 완벽한 핵선제 공격을 가해올 경우 미국의 지상배치 전략 핵미사일의 최고 90%가 파괴될 것이며, 그것이 6년 후인 오는 89년에 있을 경우에는 99%까지 파괴돼 미국의 지상배치 미사일체제가 거의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는 새로운 분석을 내렸다.
공군연구개발국장 「로런스·스캔치」 중장은 이날 국방성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분석하고 따라서 그처럼 낮은 미국 지상배치미사일의 잔존율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스캔치」 국장은 MX미사일 배치에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취약성이라는데 모두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소련은 미국의 지하격납고 1천47개를 모두 파괴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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