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에 인심만 쓴 건 아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공 여객기 사건을 다룬 16일의 국회 외무위는 이번 사건에 관한 관심도를 반영하듯 외무위 소속의원 전원이 출석해 14명이 질문에 나서 저녁도 거른 채 밤 8시 50분까지 강행.
한·중공 교섭내용에 대해 김판술 의원(민한)은 『대한민국 대표라는 문귀도 못 넣고 무엇이 바빠서 소도둑 몰리듯이 서둘렀느냐』고 추궁했고 임덕규 의원(국민)은 국호 표기 문제를 들어 『우리는 나라 취급도 못 받고 인심만 쓴 것 아니냐』고 힐난.
박정수 의원(의동)은 『중공은 야구선수를 보냈는데 우리는 축구선수를 출전시킨 꼴』이라고 중공대표단의 정확한 명단도 파악하지 않은 채 입국시킨 정부자세를 비판.
또 이경숙 의원(민정)은 『워커힐호텔에서는 중국어 통역이 없어 주방장이 대신 나섰는데 소련여객기가 불시착하면 소련말 할 줄 아는 주방장이 없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대응자세 미비에 일침.
이날 외무위 처녀발언을 한 정내혁 전국회의장을 포함한 발언자 대부분이 납치범들을 관대한 처리를 주장하면서 중공인들에 대한 지나친 접대가 국민들의 반공정신에 미칠 충격을 걱정.
중공대표단의 입국 교섭 과정에 대한 박정수 의원(의동)의 끈질긴 질문에 공노명 제1차관보는 『묻는 뜻을 모르는 게 아니나 나도 꼭 두 가지를 말씀드리면 속시원하겠는데 기록에 남을까봐 못하겠다』고 뭔가 말못할 숨은 사실도 있음을 비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