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한국노총 고위간부와 정치인들에게 불법적으로 공금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 등으로 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연합회) 회장 박복규(58)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연합회는 전국 택시사업자들의 모임으로, 박씨는 1999년부터 이 단체 회장을 맡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4년 5월 한국노총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당시 전국택시노조연맹(전택노련) 위원장 권오만(수배)씨에게서 "선거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불법적으로 공금을 빼내 1500만원을 건네는 등 모두 8500여만원을 준 혐의다. 박 회장은 당시 권씨에게 돈을 주면서 "택시기사 월급제 등 노사 현안과 관련해 회사 측에 유리하도록 노조원들을 설득해 달라"는 부탁도 함께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권씨는 2003년 말 전택노련의 기금 40억원을 리모델링 사업에 투자하는 대가로 건설업자에게서 5억여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수배됐다.
박 회장은 6월 건설교통위 소속 의원에게 200만원을 불법 송금하는 등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박 회장은 지난해 치러진 17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게도 공금으로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등 모두 5600만원을 불법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회장은 또 노조간부 접대비와 개인 용도 등으로 연합회 공금 4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연합회로부터 청탁과 함께 오피스텔 한 채를 받은 혐의로 민주노총 산하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모(46)씨 등 두 명을 지난달 30일 소환해 조사했지만 뚜렷한 혐의점을 밝히지 못했다.
천인성.임장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