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생 동갑에 고대 90학번 동기 … 과외 알바 뛰며 등록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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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왼쪽)과 양우석 감독은 학창시절 학비를 마련하기 위한 현실적인 고민이 컸다고 했다.

윤제균 감독과 양우석 감독은 공통점이 많다. 1969년생 동갑이고 고려대에 같은 해인 90년 입학했다. 윤 감독은 삼수를 했고 양 감독은 다른 대학 공대를 다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다시 신입생이 됐다. 윤 감독은 경제학과를, 양 감독은 철학과를 졸업했다. 둘은 같은 시기에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서로 몰랐다고 했다. 둘 다 학생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윤 감독은 대학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학비를 마련해야 했다. 양 감독 또한 과외 아르바이트, 학원 강사 등을 하며 등록금을 벌었다. 둘은 학교 근처 고시원에서 살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며 둘은 같은 고시원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화를 전공하지 않고 영화계에 입문한 건 같지만 출발은 달랐다. 윤 감독은 LG애드 등 광고대행사를 다니면서 시나리오 작가에 입문,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조폭 코미디 ‘두사부일체’(2001)를 연출하며 영화 감독이 됐다. ‘해운대’(2009)에 이어 ‘국제시장’까지 1000만 영화로 만들면서 한국 영화사에 이정표를 세웠다.

 윤 감독과 달리 양 감독은 영화와 밀접한 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MBC 프로덕션 영화기획실 프로듀서, 올댓스토리 창작본부 이사 등을 거쳐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스틸 레인’ 등 웹툰 작가로 이름을 알렸고 ‘변호인’을 통해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변호인’으로 지난해 신인감독상(대종상), 최우수작품상(청룡영화상)을 받았다. 윤 감독은 캠퍼스 커플이었던 아내와 결혼해 두 아이를 뒀지만 양 감독은 미혼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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