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자, 막판서 좌초…은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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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경=신성순특파원】 한국여자탁구외 대들보로 떠오른 양영자(19·제일모직)가 중공의 두터운 벽을 뚫고 한국탁구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국내랭킹 1위인 양영자는 9일 도오꾜(동경) 요요기(대대목)체육관에서 폐막된 제37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개인단식결승전에서 중공챔피언이자 세계랭킹 2위인 조연화와 선전 끝에 아깝게 3-1로 분패, 준우승에 머무른 것이다.
양은 이날 세계정상일보직전까지 접근했으나 불운으로 아깝게 분투를 삼키고 말았다.
세트스코어 2-1로 뒤지고있던 4세트에서 9-5로 리드하던 양은 조에게 스매싱을 당해 1점을 잃었을때 볼이 깨진 것을 발견, 심판에 항의했으나 심판진에서 이를 묵살, 경기의 흐름이 바뀌고 말았다.
새볼로 바뀌어 서브권마저 조에게 넘겨준 양은 이후 조의 스카이서브에 말려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무너지기 시작, 내리 4점을 허용하면서 10-9로 몰려 결국 21-13으로 대세를 그르치고 말았다.
위력있는 드라이브와 백스매싱이 뛰어난 양은 전날 4회전에서 세계랭킹 11위인 중공의 경려연을 3-1로 이긴뒤 준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81년 유고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챔피언인 단령을 3-0으로 완파, 중공킬러로 부상한 여세를 몰아 이날 준결승에서도 역시 세계4위인 황준군에 2시간에 걸친 풀세트 접전끝에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양은 한국이 지난 56년 도오교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첫 출전한 이래 27년만에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2위를 차지한 주인공이 되었다.
한국탁구는 지난 73년 사라예보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여자단체전우승이래 79년 평양대회(불참)를 제외하곤 81년 노비사드대회까지 줄곧 단체전 준우승을 차지해왔으며 개인전에서는 지난 69년뮌헨대회 여자복식 3위(최정숙·최구환), 73년 사라예보대회 여자단식 3위(박미나), 77년 버밍검대회 여자복식(이기원·김순왕)과 혼합복식(이상국·이기원) 각각 3위, 81년 노비사드대회 여자단식(이수자)과 여자복식(황남숙·안해숙)에서 각각 동메달을 차지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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