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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가락 맞춰 어깨춤 "쇼 처음 보지만 즐겁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중공인들은 7일 낮 12시 15분쯤 서울에서 첫 밤을 보낸 워커힐호텔을 떠나 서울시내 명소관광과 근교산업시설 시찰에 나섰다.
이들은 서울시가 제공한 서울 5가 6713, 1286, 5278호 등 3대의 대형버스에 나눠 탔다.
중공인들을 태운 버스는 잠실대교∼잠실대운동장∼반포대교∼남산 3호 터널∼시청 앞을 거쳐 낮 12시 55분쯤 롯데호텔에 도착했다.
이들은 국내외의 호텔손님들의 박수를 받으며 롯데호텔 35층 라세인트 뷔페식당에 들어서 점심을 든 뒤 롯데쇼핑센터에서 쇼핑을 즐겼다.
50대의 한 승객은 『서울시내의 건물이 참 좋다』며 남쪽 창을 통해 멀리 바라다 보이는 여의도의 63층 신축건물을 손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승객들은 호텔측이 특별히 마련한 양식·한식·중국식·프랑스식 등의 음식으로 점심을 들고 호텔측으로부터 꽃술이 달린 조그만 꽃고무신 1켤레씩을 선물로 받았다.
○…승객들은 6일 하오 8시부터 호텔 지하 1층에 자리잡고있는 가야금 극장 식당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입장했다. 이들은 자리에 앉자 장내 사회자가 『이곳에 귀중한 손님들이 오셨으니 박수로 환영합시다』고 말하자 극장안에 있던 국내외 손님들이 열렬히 박수를 치며 환영, 승객들은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장구춤으로 시작된 공연에서 승객들은 극장안 VIP석인 C라인에 앉아 리브아이스테크를 들며 쇼를 관람했다. 길림성 출신의 주징하이씨 (24·공무원) 는 장구춤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한국의 장구와 같은 야야고(요고)가 있다』며 흥미있게 관람했다.
가옥설계사인 유모씨(47)는 비행기로 상해에 출장 가는 길에 피납됐다며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아기코끼리의 재롱을 보고 『코끼리는 열대동물인데 한국에도 있느냐』며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심양에 산다는 한 여자승객은 부채춤이 공연되자 「심양에도 한국사람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저같은 춤을 자주 보았다』며 어깨춤을 가볍게 추어 보이기도 했다.
모택동 복장에 모자를 쓴 왕모씨(45)는 『서울의 기후가 심양의 날씨와 비슷하나 상해지방이 강풍이 일 때가 많아 두꺼운 옷을 입고 왔더니 약간 더운 것 같다』며 손으로 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당간부라고 자신의 신원을 밝힌 45세 가량의 남자승객은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다』면서 호텔측이 제공한 거북선의 담배맛과 맥주맛이 참 좋다며 맥주잔을 높이 치켜들어 보기도 했다.
○…승객들은 찬란한 조명아래 쇼가 진행되자 눈이 부신 듯 손으로 눈을 가리기도 했는데 외국사람들이 출연할 때는 『어떻게 외국인들이 나올 수 있느냐』고 묻기도.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쇼를 처음부터 관람하지 않고 하오 9시쯤 중간에 나와 쇼를 관람했는데 별로 말은 않은채 쇼 중간 중간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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