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폭+중국동포 연계 보이스피싱 사기단 적발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보이스 피싱 조직과 짜고 검찰청 직원을 사칭해 수억원을 가로챈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13일 중국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지시를 받아 현금 인출책 등을 모집한 혐의(사기)로 광주 지역 폭력조직 행동대원 오모(24)씨와 인천 지역 조직폭력배 허모(24)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을 도와 현금을 인출한 심모(36)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9~20일 이틀간 A(27·여)씨 등 5명에게 4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오씨 등은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과 짜고 통장을 빌려줄 사람을 모집했다. 보이스 피싱 사기가 급증하자 금융기관에서 1일 이체 한도를 제한하고 본인 인증 절차 등을 하도록 한 점을 노려 통장 명의자들이 직접 현금을 인출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검찰청 직원을 사칭해 "은행계좌가 범죄에 이용됐으니 특정 계좌로 입금하라"고 유도하면 인출책들에게 현금을 찾아 오게 했다. 그때마다 200만원씩을 지급했다.

4년 전부터 친분을 쌓은 이들은 다른 폭력조직에 소속돼 있는데도 자신의 지인 등을 끌어들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국 보이스 피싱 조직을 추적하는 한편 이들이 소속된 폭력조직과 사기단이 연계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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