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담긴 조촐한 보석이라야 빛나고 소중한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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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모파상의 『목걸이』에 나오는 「마틸드」는 하룻밤 야회에서 귀족취미를 발산하려다 평생을 하녀노릇으로 그르치는 불행을 초래했다.
여성의 허영심과 귀족취미를 날카롭게 지적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장식적이요, 낭비적이라고 말한사람은 「소크라테스」였다. 프랑스혁명이 여성사치풍조가 원인이었음은 유명한 이야기고 「루이」14세가 사치금지령을 내렸을때 왕후 자신이 강력하게 반대론을 편것도 그 한예다.
「클레오파트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여성을 매혹시키는 절대의 힘이 보석에 있었다는 증거로서 보석과 여성이 뒤엉킨 이야기가 불행한 역사로 수없이 얼룩져있다. 이러한 보석에 대한 여성의 집념은 많은 유머와 속담으로 비중을 차지하고있으며 여성심리를 적절히 묘사하는데도 크게 공헌하고있다.
여성에겐 인간의 본능인 먹고 자고 입는것 외에 보석의 욕구가 그 앞의 셋을 앞지른다고 해도 반박할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
그렇다. 여성은 보석을 사랑한다. 보석사기를 좋아하고 보석받기를 좋아한다.
설사 몸에 걸치지 않더라도 자신의 비밀한 서랍속에 몇개의 보석을 은밀히 두는 일에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 하기도 한다.
그것은 자기손으로 살 때도 큰 희열이 따르겠지만 누구로부터 받는 것일때 여성은 더 보석을 보석으로 알고 감격해한다.
그것은 걸인의식이 아니다. 상대방의 한부분을 받는 통합적 호흡용 원하는 여성심리라고 부를 수 있을것이다.
생일에 애인으로부터 받는 조촐한 자수정반지는 캐러트단위를 떠나서 다이어먼드보다 값질 수도 있다. 더욱 소중한 보석으로 둔갑할 것이다.
결혼기념일에 남편으로부터 진주 한알의 목걸이를 받았을때 아내는 진주알만한 눈물을 흘리거나 결혼이후 최초로 크게 노래를 부를수도 있을 것이다.
금시 자기 결혼이 성공한사례로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남편의 늦은 귀가까지도 순간 용서할 것이다.
그것은 보석이기 전에 사랑의 징표요, 관심의 표현이기때문에 더욱 마음을 흔들어 주는것이기도 할것이다.
마음가는곳에 물질이 따르는 진리는 평범한 진리가 아니라 대단한 진리라고 여성은 믿고있다.
결혼때 왜 보석을 나누어 갖는가. 그것운 약속이고 사랑이며 「준다」의 의미를 「갖다」 의 의미와 함께바치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 의미는 무산되고 타락되고있다.
보석을 소유하고자하는 여성심리가 단지 일부로서 집단이 탈선되고있는 오류속에 묶어놓고 있기도하다.
그것은 보석에 대한 여타의 의미를 모두버리고 화폐가치로만 따지는 불상사때문이다. 부의 상징으로서만 표현되고 있기때문이다.
왜 보석인가. 귀하고 어렵게 얻어졌기때문에 보석이 아니었나. 드맑고 총명한 눈을 보석같이 빛난다라고 우리는 표현한다.
보석은 노력으로 얻어지고 사랑이 담겨있어야 보석에 대해 예의를 치름이될것이다. 그래야 빛난다.
가지수도 모를 정도로 마구 쌓아두는 보석은 이미 보석이 아니지 않을까. 그건 지하세계의 것, 그건 노예의 자초행위일 것이다. 여성에게 보석은 힘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남자의 근육처럼 자기를 곧추세워 주는 절대 힘의 상징.
그러나 힘이 아니라 위험으로 탈바꿈되고 있는게 오늘임을 누구나 안다. 서양속담에 여자의 힘은 허위다라고 말하고있다.
보석에 대한 맹목의 집념과 통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소유의 집념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강하다. 위험을 무릅쓰고 허영심을 채우는 모험을 남성이 따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는허리를 만들기 위해 단식울 할수 있는 인내력도 여성이 크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조세형은 바로 이러한 집요한 여성심리를 포착한 궁수요, 퇴락한 허영심리터널을 자유롭게 드나든 바람같은 존재였다. 그는 보석만을 훔치지 않았다. 이 시대의 맹점을 죄의식 없이 푸짐하게 훔쳐갔던것이다. 그리고 쓰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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