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개 기업이 재매입한 땅 모두 부산·경남지방 소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효성·벽산·미원·한일합섬등 4대기업이 재매입한 토지들은 모두 토지개발공사 부산지사 관할구역인 부산과 경남일대에 있는 것으로 알려겼다. 이들 기업들이 유독 부산·경남지방의 땅만을 재매입한 것은 정부의 투기지역대책으로 서울지방은 토지의 매매·소유권이전등이 컴퓨터로 처리되는등 감시가 심하고, 위장소유도 어렵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미원그룹과 효성그룹은 앞서 치안본부 수사에서도 본사총무과장등이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된 회사간부들은 재매입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입찰과정에서의 토지개발공사 관계자들과 공모나 결탁 사실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그룹이 땅을 매입하는 수법은 교묘해 한일합섬의 경우 비업무용 토지를 토지개발공사 부산지사에 매도하는 과정에서 같은 블록인 부산대창동3 가103의1등 10필지 1천2백여평중 3필지 5백평만을 매도했으며 효성그룹도 임야 한블록중 중간부분의 일부는 빼고 매도를 해 다론 사람이 이들 땅을 사가더라도 사용할수 없도록 묘한 방법용 동원했다는것.
▲서울서소문동 동화빌딩 한일합성 서울사무소는 평소와 다름없는 근무를 하고있었으나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특히 수사과정에서 김근조 이사가 숨지는등 토지재매입과 직접 관련됐던 5층 경리과는 40여명의 직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일을 하며 함구령이 내려진 듯 기자들의 질문에『신문에 난 것 외에 아는 것이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한 직원은『정부의 조치에 대해 따르지 않고 잘못한 점도 있지만 창업주가 기업으로서 기반을 굳힌 향수가 어린 땅을 다시 사들이려 했던 심정은 누구나 이해할수 있을것』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회사간부들은 평소보다 30분쯤 일찍 출근, 대책회의를 가졌는데 수습책임을 맡은 변철규 전무(51) 와 재매입에 참여했던 이무걸 경리과장은『급히 가볼데가있다』며 상오8시30분쯤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채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은 이날중에 있을지도 모를 검찰소환에 대비, 자료정리등 준비작업을 하기 위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물산은 6일상오 부동산관계업무를 담당하는 개발부직원 7명이 모두 자리를 비웠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업무를 보고있었다.
효성물산은 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6일상오8시30분 사내방송을 통해 윤경중 사장이 『이번 검찰수사에서 효성물산은 문제될 것이 없으니 전직원들은 동요하지말고 맡은 일에 충실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직원은『회사 웃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우리는 신문에 난 것 밖에 모르고 있다. 잘못된 것이 없다니 믿어야겠지만 이같이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이 유쾌하지는 않다』 고 말했다.
▲벽산서울본사는 관계직원들이 모두 부산현지에 출장 중이고 간부들도 자리를 비웠다.
벽산그룹 김인득회장(69)욘 6일 새벽 충북지방으로 출장을 간다며 나가고 없었다.
벽산그룹은 부산의 페인트공장을 비롯, 대전 마산 진해에 공장을 갖고 있고 각지방에 지점을 두고있다.
한국건업(건설)·동양물산(기계)·대한종합식품 (식품)·주식회사 벽산 (슬레이트) 등 방계 회사를 거느린 벽산그릅은 현재 그룹총괄체제가 안되어 있어 직원들도 사건내막을 전혀 모르고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직원들은 그룹총수와 몇몇 간부들만이 재산내용을 알고 있어 문제의 토지매각과 매입등에 대해서는『모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