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의자 폭행 없는지 검찰도 집안 점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평소 부하직원들에게 잔소리하지 않기로 소문난 노태우내무장관이 최근 경찰관의 한일합섬 김근조이사 폭행치사사건과 관련, 대로하면서 경찰간부들에게 추상같은 꾸중을 했다는 소식.
취임1주년을 한달 정도 남겨둔 노장관은 지난달28일 치안본부 경정급 이상 간부들을 회의실로 불러 l년전 의령사건을 상기시키면서 대오각성을 촉구.
노장관은『상상하기조차 힘든 의령사건을 당하고도 경찰의 사기가 떨어질까봐 국민과 정부가 얼마나 알뜰하게 격려해 주었느냐』고 반문하고『그런데도 경찰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른바 권력기관이란 헛된 자만과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불호령.
치안본부 간부들은 취임 후 처음으로 노장관의 성난 모습을 대하자 전전긍긍하며 마침 안응모 본부장이 칠레공화국을 방문중이어서 부장들이 특히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길>
○…김근조 한일합섬 경리이사 폭행치사 사건을 놓고 경찰도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혹시 검찰 내부에서는 이같은 비합법적이고 원시적인 수사방법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집안을 단속.
검찰간부는 물론 평검사들도『공직자중 특히 수사기관 종사자들이 저지르는 비리가운데 뇌물수수와 피의자 폭행이 가장 나쁜 것이지만 폭행은 뇌물수수보다 더 나쁘다』면서『83년은 법원·검찰에 액운이 낀 삼재해인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식의 조심이 필요하다』고 강조.

<임기 늘고 권한도 강화>
○…서울통합변호사회 정기총회(오는 23일)를 앞둔 요즘 서울통합변호사회 회장과 대한변협회장자리를 놓고 중견변호사들이 대거 출마, 벌써부터 열기.
서울통합변호사회 회장에는 이미 이모, 장모 변호사가 회원들에게 인사장을 돌리고 있는 데다 유, 소모 변호사도 출마할 것으로 보여 4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
또 서울통합변호사회의 정기총회에서 추천토록 돼있는 대한변협회장에는 이모, 김모씨 등 원로변호사 2명이 열전을 전개.
전과는 달리 선거전 분위기가 이처럼 고조된 것은 올해부터 변호사법의 개정으로 회장임기가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데다 변호사 등록업무가 법무부에서 대한변협으로 이관되는 등 변호사단체장의 힘이 전보다 훨씬 강화됐기 때문.

<"초상집" 같은 강동서>
○…서울 강동경찰서 관내에서 지난달17일 카바레 웨이터 독살사건 이후 교통사고 담당경찰관 독직과 잠적, 디스코클럽 최루가스 소동 등 10여일 동안 굵직한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자 직원들은 물론 간부들조차 안절부절.
더구나 심재승서장이 경찰대학 교육으로 2개윌 동안 부재중인데다 수사 일선지휘관인 김순환 형사계장까지 지난달 21일부터 병원에 입원, 흡사「주인없는 초상집」같은 분위기.
서울시경은 조용우 제2부국장과 천기호 형사과장을「임시 서장」으로 발령, 번갈아 지휘감독을 맡게 하고 있는데 직원들은 『일이 터져도 이렇게 한꺼번에 일어날 수 있느냐』며 『액땜굿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중얼중얼.

<구체적 행동까지 제시>
○…김정례 보사부장관은 최근 국마다 분기별로 산하 관계단체 간부들과 연석회의를 열고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이를 보사행정에 적극 반영토록 하라고 지시.
김장관은 실·국장회의를 주재하면서『단체별로 회장단 실무자는 물론 평회원 가운데서 1명씩을 이 회의에 참석시켜 실질적인 의견을 제시토록 유도하라』고 그 방법까지 제시하면서『이들의 의견이 행정에 반영될 때 탁상공론식이 아닌 현실적인 행정을 펼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보안부탁 수사 늦췄다>
○…철저한 보안속에 연세대 박창엽교수 연구실 도난사건을 수사중이던 서울 서대문 경찰서는 뒤늦게 도난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자『보안을 부탁할 때는 언제고 알려주는 것은 언제냐』며 학교측에 대해 못마땅한 표정.
경찰은 당초 박교수의 간곡한 부탁과 사건발생 장소가 대학 연구실이라는 특성 때문에 자칫 수사과정에서 생길 말썽의 소지를 우려, 박교수의 피해진술만 받았을 뿐 함께 도난당한 이명호교수의 진술은 듣지도 않은채 사실상 수사를 종결(?) 시켰던 것.
그러나 뒤늦게 주위로부터『왜 친고죄도 아닌 도난사건을 피해자의 희망이라고 수사를 종결시켰느냐』는 추궁을 당하자『수사 종결이 아니라 간곡한 보안 부탁 때문에 수사를 조금 늦추고 있을 뿐』이라고 궁색한 변명.
한 경찰간부는『경찰 외부에서 도난사실이 알려지는 바람에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를 하지 않는 것처럼 오해만 사게됐다』고 투덜투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