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파문, 몇 사람 사심으로 나라 뒤흔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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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6일 ‘정윤회 동향 문건’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몇 사람이 개인적인 사심으로 인해 나라를 뒤흔든,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 밝혀졌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검찰이 결과 발표를 한 전날(5일) 침묵했던 청와대는 이날 오전 9시40분쯤 윤두현 홍보수석이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아 이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윤 수석은 “(정윤회 문건) 보도 전에 한 번의 사실확인 과정만 거쳤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매우 안타깝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경제 도약을 위해 매진했으면 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수석의 발언이)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라며 “당초 입장을 안 내려고 했는데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져 입장을 정리해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뒤늦게나마 입장을 발표한 건 검찰 수사를 놓고 정치권에서 “‘가이드 라인’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새해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가 열린 날이다. 그런 만큼 국무회의 전에 청와대 차원에서 논란을 매듭지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고 한다. 윤 수석이 기자실을 찾아 청와대 입장을 발표한 건 국무회의 시작 20여 분 전이었다. 그래선지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문건 파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무위원들께서는 올해 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하면 우리 경제가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는다는 각오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며 경제 살리기에 나서 달라고 독려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12일 또는 13일께 열릴 예정이다. 윤 수석은 정부부처 업무보고가 시작되기 전날인 12일이나 업무보고가 시작되는 13일 열릴 것이란 언론 보도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언론) 보도 내용과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6일 신년 회견에선 모두발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신년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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