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비'는 반달곰을 뜻하는 강원도 방언이다. 곰처럼 기운찬 65명의 '반비'들은 강원도 각지의 보육원에 소속된 초등학생들이다. 이들의 뒤에는 지난 5년간 팀을 이끈 김철수(51)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안양초등학교에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수원 세류초등학교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길러내는 등 15년간 초.중학교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2000년 학교를 그만 둔 김 감독은 재능은 있지만 어려운 환경에 있는 선수들을 길러보겠다는 뜻을 품고 춘천 일대 보육원을 돌아다니며 30여 명을 모아 축구팀을 만들었다. 식당을 운영해 번 돈으로 유니폼과 간식비를 마련했고, 관청을 돌아다니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 2002년 강원도의 지원을 받아 정식으로 창단식을 할 수 있었다.
어려움은 여전히 많다. 훈련은 매주 두 차례 학교 운동장을 빌려서 한다. 샤워도 못한 채 자장면 한 그릇씩 먹고 보육원으로 털레털레 걸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는 김 감독의 가슴은 미어진다.
이번 대회에 거는 김 감독의 기대는 크다. "연습할 시간만 충분히 있었다면 4강도 노려볼 실력"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선수들도 한껏 부풀어 있다. 박찬혁(12)군은 "2002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었던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직접 뛴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쭈뼛 선다"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울 뻔했다"는 김민우(12)군은 "이번엔 꼭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MBC 꿈나무 축구리그의 우승팀은 장학금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팀에서 연수받을 기회도 얻는다.
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