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은 언젠가 소멸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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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공산당은 언젠가 소멸할 것이다. 학생들은 (권력에) 너무 비겁해졌다."

대만 입법원 위원 리아오(李敖.70.사진)가 21일 베이징(北京)대학에서 연설했다.

시종 중국 공산당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중국기자협회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2000년 대만 총통 선거 후보였고, 대만이 기대하는 노벨문학상 후보다. 문인인 그는 독설가로 유명하다.

중국공산당은 이날 발칵 뒤집혔다. 서둘러 그의 연설 내용을 보도 통제했다.강연 사진만 게재토록 모든 언론에 지시했다.

이를 예상했다는 듯 그는 언론의 자유를 포르노 개방에 빗댔다. 그는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포르노 영화가 개방된 뒤 성범죄가 16% 줄었다"고 말했다. 언론 자유도 포르노 영화처럼 막상 개방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공산당이 지레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은 학생 측에도 가해졌다. "베이징대학이 비겁해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혁명을 하려 해도 탱크를 이길 수는 없다"며 민주화 운동을 탱크로 진압했던 6.4 천안문 사태를 언급, 강연장을 긴장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는 "멍청하게 정부의 무력 진압을 야기하지 말고 총명한 방법을 찾으라"고 학생들에게 권했다.

리아오는 또 마오쩌둥(毛澤東) 문선집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어록 등을 인용, '공산당 소멸론'을 거론했다. "역사에서 나온 공산당은 역사 속으로 소멸할 것"이라는 마오쩌둥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그는 또 "우리는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공산당을 보호해, 계속 봉사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강연장 앞에는 학생들이 대거 몰려 출입을 통제하는 공안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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