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육사졸업생들(116)대구 6연대 반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특」이 임관돼 나가고 7기 정규반과 후기반이 교육을 받고 있을 때 대구의 제6연대가 반란을 일으켰다.
연대본부에 침투한 좌익계 하사관들이 중심이된 반란이었다.
제주도 폭동이나 여순반란 보다는 규모나 조직이 작았지만 붉게 물들었던 군의 환부가 터진 또하나의 오점이라할 수 있다.
대구지방은 일제때부터 좌익세가 강했을 뿐 아니라 6연대 자체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처음부터 잘 익은 수박처럼 속이 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제6연대는 46년2윌에 창설됐다.
창설책임자는 군영반을 나온 김영환소위였다.
김소위는 학병출신의 일본군 소위로 김정렬장군의 실새이기도하다.
그런데 같은 학병출신의 군영반동기인 하재팔소위가 6연대근무를 자원하고 나섰다.
하소위는 대구출신으로 군영에 들어가기 전엔 좌익계 군사단체인 「국군준비대」의 참무장을 했었다.
그가 김영환소위를 보좌하여 6연대 창설에 관여케된 것이다.
지금같으면 어림없는 일이지만 미군정에는 그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재팔소위는 신병을 모집할때 그가 거느리고있던 국군준비대 소속의좌익청년들과 그들이 추천하는 좌익동조자들을 마구 끌어들였다.
이렇게하여 2개중대가 편성됐는데 하사관이나 병사들은 연대장인 김영환소위에게는 사사건건 저항하고 불평이 많았지만 하소위에게는 고분고분하고 말을 잘 들었다.
어느날 하사관들은 김소위가 너무 엄격한 규율을 요구한다고 규탄하면서 집단구타까지 벌였다.
김소위가 부대를 버리고 상경하자 당시 경비대사령부에저는 제1연대 소속의 원사섭소위를 후임자로 보냈다.
원소위도 김영환소위와 똑같은 방법으로 질서를 잡아나가려 하자 좌익계 하사관들이 또 반발하고 나섰다.
어느날 원소위가 늦게까지 집무실에서 일을 보고있는데 당번 병이 들어왔다.
『하사관님들이 내무반으로 오시랍니다』
『건방진 놈들. 난 바쁘니 용무가 있으면 이리 오라고해』
원소위가 가지 않자 하사관들은 당변을 시켜 빨리 오라는 독촉을 몇 차례 더했다.
그래도 원소위는 가지 않고 있다가 일을 마치고 밤12시쯤 숙소로 가고있는데 보초병이 나서면서 『하사관님들이 아직 내무반에서 기다리고 있읍니다』하는 것이었다.
원소위는 발길을 옮겨 하사관 내무반에 들어섰다.
내무반장이란자가 나섰다.
『원소위님, 금영환소위님이 왜 여기서 쫓겨났는지 아십니까.』
『난 모른다. 관심도 없다.』
『한가지 묻겠습니다. 우릴 일본군대로 만드시려는 겁니까.』
『한국군을 만들겠다.』
그리고는 난로 옆에 쌓여있던 장작개비 한개를 들고서 호령했다.
『김소위를 때린놈들, 이리 나와라. 맛좀 보여주겠다』
그때부터 사병들은 원소위를 어려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도 오래있지 못하고 최남근중위가 6연대장으로 갔다.
최중위는 만군출신으로 좌익성향이 짙은 장교였다.
최중위는 연대내에 하사관교육대를 만들어 놓고 교육대상을 겸직하면서 사병들에게 정신교육을 시켰다.
최중위는 그곳을 다녀와야만 긴급을 시켰고 그곳을 거친 사병들은 더욱 좌익사장이 강화됐다고 한다.
얼마후 김종석대위가 6연대장에 부임했는데 그도 좌익계 장교였다.
이래서 6연대의 좌익화는 더욱 가속화되어 나갔다.
46년10윌1일 남노당계좌익계가 대구폭동을 일으켰는데 폭동이 진압된후 관련자들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6연대 요원으로 입대했다.
그때 최남근이 다시 6연대장으로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좌익의 군입대가 더욱 순조로왔다.
그후 일조점호때 애국가를 부르게하면 하사관들은 「대한사람 대한으로」를 「조선사람 조선으로」로 고쳐 부를 정도였다.
6연대 폭동이 일어난 48년11월에는 연대내의 2개 대대가 제주도및여순반란 진압차 출동되고 나머지 1개대대도 포항·영천 금천등지에 분산 전개돼 있었기 때문에 대구에는 실제로 연대본부만이 남다시피했었다.
당시 연대장 김종갑소령 (학병출신·군영·예비역중장·충남서천태생)은 임충식대대를 이끌고 여순반란진압차 출동하여 연대지휘 책임은 부연대장 최경만소령이 맡고 있었다.
당시 남노당은 이미 전개되고있는 제주도와 여순의 폭동반란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으로 진압출동부대의 내부반란을 일으키도록 지령했다.
제주도에 출동하려던 여수 14연대 반란이나 이번 대구6연대 반란도 그같은 맥락에서 볼수가 있겠다. <계속>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