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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들의 생일선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전 신문기사에서 어린아이들의 생일파티 초대가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되고있고 생일선물을 하는데 있어서 몇천원짜리, 나아가서는 만원짜리까지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두아이를 키우고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관심을 갖고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같이 인정이 점점 메말라 가는 때에 생일파티를 열어 친구들과 함께 정답게 지내도록 하는 것은 매우 아름답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되면 선물이 따르지 않을 수 없는데 과연 엄마들 입장에서 생각하여 선물을 주도록 하는 것이 괜찮을지….
우리집 큰애의 다섯번째 생일이었다. 잘 아는 선교사님집에 우리애 또래의 두자녀가 있는데 그아이들이 타국에 와서 친구도 없이 집안에서만 지내는 것이 안타까와보여 다른 몇몇 한국애와함께 생일파티에 초대했다. 집에서 도너츠·강정·과자등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상을 차렸다.
예외없이 그들은 선물을 준비해와서 우리애에게 주었다. 조그맣게 포장지에 싸서 이름을 쓴 풍선을 붙인 선물이었다. 이름을 쓴 풍선은 어린이다운 정겨움이 있었고 받는 우리애에게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선물을 풀어보니 1백원짜리 플래스틱 트럭과 또하나는 역시 1백원짜리 미니 퍼즐놀이였다.
난 그 선물들을 보고 시시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어른들 입장이지 정작선물을 받는 어린이에게는 즐겁게 받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아이들 입장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생일선물이 아닐까?
우리는 물질 만능시대에 살고있다.
사랑과 정성을 물질로 환산해서 나타내려고 하는 정신을 우리의 자녀들에게는 물려주지 말아야겠다.
더구나 노력없이 얻으려하는 생각들 때문에 몇만원의 돈으로 인해 살인강도행위를 어렵지않게 행하는 청소년들을 신문에서 자주 본다. 이런 시점에서 몇천원짜리 선물을 쉽게 손에 건네주게 하는 것은 오히려 어린이에게 더좋은 독립이라는 단어를 생소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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