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26 재보선 공천 신청 여소야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10.26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전이 뜨겁다. 현재까지 재.보선 대상지역으로 확정된 곳은 경기 부천 원미갑과 경기 광주, 대구 동구을 등 세 곳. 경기 광주와 대구 동을은 지난 총선 때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됐고, 부천 원미갑은 열린우리당 의원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한나라당 분위기가 비교적 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은 광주 후보 공천에 14명이 신청하는 등 후보 홍수사태를 맞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일찌감치 후보자를 선발했다. 상대적으로 출마 희망자 수가 적어서다. 부천 원미갑에는 이상수 전 의원과 김명원 전 환경관리공단 감사가, 광주에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정책특보를 지낸 이종상씨만 달랑 신청했다. 이중 이상수.이종상씨가 15일 공천심사위에서 후보로 결정됐다. 뒤늦게 재선거가 확정된 대구 동을에는 총선 때 이웃 선거구인 대구 동갑에 출마했던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뛰고 있다.

한나라당은 13일 부천 원미갑 출마 후보로 임해규 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공천했다. 하지만 경기 광주와 대구 동을은 경합이 치열하다. 광주의 경우 5선의 홍사덕 전 의원과 정진섭 경기지사 특보, 탤런트 김을동씨, 은진수 변호사 등 14명이 나섰다.

20일부터 공천신청에 들어간 대구 동을도 격돌이 예상된다. 주진우 전 의원과 장현규 전 국회의장 공보비서관, 김성환 당 부대변인, 조기현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방송인 엄앵란씨도 가세했다. 엄씨의 남편 강신성일씨는 16대 때 이 지역(대구동)에 출마해 당선됐다. 여기에 비례대표 의원인 유승민 당 대표비서실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여당 이강철 수석의 대항마로 제격이란 것이다.

◆ "한나라당, 대구엔 후보 내지 말자"=이런 상황 속에 대구 출신의 강재섭 원내대표는 20일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대구 동을에 후보를 공천하지 말 것을 공개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 원내대표는 사견임을 전제로 "대구 동을은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인식되어 있는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계속 대연정을 언급하면서 지역감정 때문에 그렇다고 하니 아예 우리는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며 노 대통령의 연정론에 맞선 역제안의 성격임을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는 "지역감정 문제가 나오는 지역이 TK(대구.경북)와 광주.전남 지역"이라며 "이번에 한나라당이 공천을 안 하고 다음에 호남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생겼을 때 여당도 후보 공천을 안 하면 지역감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이 의석 하나를 더 얻더라도 큰 실익은 없을 것"이라며 "이런 제안이 결실을 맺을지는 불확실하지만, 당이 발상의 대전환으로 한나라당이 변화하고 있음을 국민에게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