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복합쇼핑몰 확대 … 현정은, 대북사업 재개 심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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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명희 신세계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공통점은? 태어난 해는 다르지만 모두 띠동갑 양띠다. 역학에선 여리고 부드럽지만 강한 고집과 승부근성이 양띠들의 특성이라고 한다. 양띠 기업인들에게도 이런 특성이 그대로 적용될까.

 백화점에서 시작해 35년간 유통업을 이끌어온 이명희 회장은 1943년생으로 양띠 기업인 중 원로 격에 속한다. 최근 신세계는 2016년 완공되는 하남유니온스퀘어를 비롯해 교외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전국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전을 면치 못한 중국 대형마트 사업을 접고 베트남·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새로 도전장을 내민다.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침체를 대체할만한 신규 사업의 성장이 관건이다.

 현정은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모두 55년생 양띠다. 우리 나이로 환갑을 맞았다. 대북사업 재개에 심혈을 기울여 온 현 회장은 최근 남북관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현 회장이 11월과 12월 두 차례 방북해 고위관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시하고 나선 것이다. 대북사업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현 회장은 임직원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송년 메시지에서 “새벽은 눈뜬 자만이 볼 수 있다. 항상 깨어있을 것”이라며 대북사업을 의미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현대그룹은 지난해 자산을 매각하고 부채비율을 낮추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해 급한 불을 껐다. 올해는 현대상선 등 주력 사업 실적을 끌어올리고 경영을 정상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제2롯데월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올해 가장 큰 숙제다. 개장 후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인데다 유통업이 성장 정체에 접어들면서 시장 전망도 썩 좋지는 않다. 이밖에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도 55년 양띠 경영인이다.

 정보기술(IT)벤처 1세대 대표주자인 이해진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67년생 양띠다. 두 사람은 포탈사이트와 게임시장에서 각각 선두 기업을 키워냈지만 모바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 점도 비슷하다.

이 의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공략해 나갈 전망이다. 김 대표 역시 최근 “’모바일 우주’를 항해하자”며 시장 확대를 예고했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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