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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무인기 추락에서 소니 해킹까지, ‘은둔의 왕국’ 북한의 기묘했던 2014년 행보 총결산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종잡을 수 없는 나라 중 하나다.
북한의 주장은 서구의 관점에서는 터무니없게 들리곤 한다.
행동 또한 좀처럼 예측할 수가 없다.
비교적 검증되지 않은 북한의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은 세계 무대에서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은둔의 왕국’ 북한의 기묘했던 올 한 해 행보를 되돌아보려고 한다.
북한은 올 한 해의 시작을 흥미진진하게 열어젖혔다.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북한 정권의 사실상 2인자인 장성택이 숙청된 것이다.
장성택의 죄목은 국가전복음모행위 등이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장성택의 처형을 언급했다.
김정은은 한국과 미국의 전쟁광이 한반도를 분열시키는 원흉이라고 비판했다.

2월, 유엔은 북한에서 자행되는 광범위한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정치범 수용소, 기아, 고문, 처형 등을 거론했다.
3월, 북한은 5년 만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했는데, 투표율은 100%에 가까웠다.
모든 후보가 만장일치로 선출돼, 결과가 미리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북한은 한 선거구에 후보 1명만 등록하기 때문이다.

초가을, 김정은은 40일 가까이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고도 비만으로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는 설부터 실각설까지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그러나 김정은은 10월에 새로운 액세서리를 들고 나타났다. 바로 지팡이다.
일각에서는 보행을 도와주는 도구뿐만 아니라, 지혜를 과시하는 도구로 지팡이를 이용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관영 매체는 이른바 ‘초정밀 무인타격기’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올해는 그 실체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3월과 4월, 허술한 디지털 카메라가 탑재된 하늘색 무인기가 한국에서 발견됐다.
무인기는 한국 영토에 추락했다. 당국은 북한 무인기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올해 최고의 북한 사건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어났다.
6월, 소니픽처스는 영화 ‘인터뷰’ 예고편을 공개했다.
‘인터뷰’는 김정은 암살을 둘러싼 가상의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하지만 이 유머가 북한에 통할 리 없었다.

북한은 이 영화가 ‘전쟁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백악관과 유엔에 보냈다.
11월 말, 해커들은 소니픽처스 컴퓨터에 침투해 수십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민감한 정보와 내부 문건을 언론에 유출했다.
미국은 소니 해킹이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북한은 배후설을 부인했다.
크리스마스에 ‘인터뷰’를 개봉하는 상영관을 공격하겠다는 경고 메시지가 날아들자 미국 대형 극장 체인은 상영 계획을 취소했고 소니는 개봉 자체를 전면 보류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은 전문가들마저 끊임없이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북한의 미스터리는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가 공급한 영상입니다. http: kr.wsj.com 에서 더 많은 비디오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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