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영농법인 매출 9억 이상 감소

중앙일보

입력

대형마트가 의무휴업 실시 이후 농산물 매입량을 줄이면서 마트에 납품하는 영농법인과 지역농협의 매출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농식품법인연합회 소속 영농법인?영농조합?지역농협 6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간 대형마트에 납품하던 금액이 의무휴업 전에 비해 평균 9억1000만원 줄었다고 답했다. 63억원이나 줄어든 곳도 있었다. 업체와 농협에 소속된 개별 농가(3만151곳)도 납품금액이 연평균 182만원 감소했다고 답했다.

줄어든 납품금액에 대한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농산물 도매시장에 유통한다는 응답이 41.7%로 가장 많았고, 아예 생산규모를 감축했다는 응답이 38.3%, 저가에 판매해 재고를 줄였다는 응답이 31.7% 순으로 나왔다.

도매시장에서 판로를 뚫어보려 했지만 매출 회복에는 큰 도움이 안됐다. 대형마트에 1kg당 1500~1600원에 팔던 수박이 도매시장에서는 80%나 저렴한 300원에 팔릴 정도로 단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에 납품하는 농산물은 마트용과 품질과 손질상태가 달라서 아예 판매도 못하고 폐기 처분한 경우도 많았다.

영농법인 관계자들은 “법인이 고용한 농산물 손질 인력까지 감축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조사에 응한 업체들은 연매출이 평균 8억9000만원 줄었다고 답해 대형마트 납품 감소액 9억1000만원 중 불과 2000만원만 다른 판로에서 매출을 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8억9000만원은 고스란히 업체와 농민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마트에 납품하지 못해 폐기처분한 멜론이 420t이나 되는 바람에 농가당 소득이 평균 4000만원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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