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값 인하분 처리 관계부처간에 이견-오늘 경제기획원서 실무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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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제원유가 인하 분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두고 28일 기획원에서 관계부처 실무회의가 열렸다. 원유가가 30달러로 내리면 약5천4백억원, 28·5달러로 내리면 7천7백25억원, 27달러로 내리면 9천4백50억원이 절감된다. 이 절감 액의 사용방안을 놓고 각 부처간의 입장이 다르다. 각 부처의 주장을 옮겨 본다.
◇경제기획원=경제운용을 총괄해야할 입장이므로 원유가가 당장 얼마 내릴 것인 가보다도 내린 유가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원유값 인하의 국내 유가 반영문제는 비율이 문제이지 일부만 반영시키겠다는 원칙을 새워놓고 있다. 부분반영을 통해서도 최대관심사인 올해물가 2%선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반영분에 대해서는 관세와 기금, 양쪽수단을 병행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재무부=재무부는 유가 인하분을 세금으로 일부 흡수, 세수부족과 재정적자를 메우는데 쓰자는 입장이다.
즉 현재 면세되고 있는 원유에 대해 적어도 법정관세율(5%)이상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 잠정세율로 7∼8%가 가장 적합하다는 안을 내놓고있다.
7∼8%의 관세율을 물리면 금년에 2천억원 관세가 더 들어온다.
재무부는 원유가격 하락으로 국내물가가 더 떨어지면 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 및 관세분의 방위세 등에서 세수가 1천억원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를 관세증가분으로 메워 나가야 주요 정책사업을 계속 펴나갈 수 있다고 보고있다.
유가 하락분의 ▲50%는 국내 석유류가격 인하에 25%는 석유가격안정기금으로 ▲25%는 관세부분으로 흡수시킬 것을 요청하고있다.
재무부는 원유가격이 되 오를 때는 관세율을 내려 원유가변동의 충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상공부=국제원유가가 내린 만큼 국내 기름값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유값이 오를 때 이를 전부 국내 유가에 반영 시켰으니 내릴 때도 그대로 반영해야 기업의 국제경쟁력이나 가계부담 면에서 공평하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전기 등과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타이어·비료·판유리 등 에너지원가비중이 높고 국제비교우위가 열위인 산업은 이번 유가인하가 전기가 될 뿐만 아니라 가동률제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공부는 또 현재의 복합유가 중 세금·비축기금·안정기금·무역특계자금 등 정부부문 비용이 19·8%에 달하고 있는데 관세 또는 안정기금의 추가징수는 무리라고 보고 있다.
◇건설부=원유가가 떨어지면 건설업계가 가장 타격을 입으므로 유가 하락분의 일부로 국내건설 공사를 벌여 건설업체에 일거리를 주자는 입장이다.
즉 원유가 하락으로 모이게 될 기금의 일부를 국내 건설공사에 투입, 국내건설을 부추김으로써 해외에서 줄어든 만큼의 공사를 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건설업체의 상당수가 인력과 장비를 유지하기 힘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수주감소로 심각한 사태가 올 것으로 보고있다.
◇동자부=원유값이 내려도 에너지 소비절약은 계속 강화해야하므로 국내 기름값은 여러 번에 걸쳐 소폭씩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1차로 소폭만 조정하고 남은 부분은 대부분 기금으로 흡수(전체 원유가 하락요인의 적어도 50이상)해 대체에너지 개발, 소비절약추진, 석탄산업 등의 타 에너지산업지원 등에 써야한다는 것이다.
또 유가하락은 유종간 가격을 국제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므로 기금으로 흡수하고 남은 부분을 대부분 유가에 반영, LPG·벙커C·나프타 등의 가격인하에 주로 사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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