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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편지, Heart Beat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천사들의 편지, Heart Beat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삼시 세끼를 차려 먹는 일에 몰두해 있는 이서진, 꽃보다 청춘 유연석, 아이의 눈망울을 간직하고 있는 여진구까지. 12년, 조세현 작가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천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시작한 햇수다. 그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스타들은 아기 천사들을 위해 기꺼이 조연이 되길 자청해왔다. 올해 ‘천사들의 편지’의 테마는 ‘heart beat’다. 입양을 일컫는 다른 말, 가슴으로 아이를 낳으라는 뜻을 담았다. 그 의미에 공감한 올해의 스타들은 언젠간 아빠가 될 청춘들이다.

지훈이에게 - 이서진

지훈아!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웠어. 늘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바라고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 만나서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께. 언젠가 더 씩씩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1 태민에게 - 유연석

태민아. 오늘 처음 볼 때부터 날 웃음 가득한 미소로 반겨줘서 고마웠어. 태민이가 촬영 내내 웃어주고 울지 않고 씩씩하게 촬영 해 줘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

2 우희에게 - 강남

우희야. 조운 부몬임 미태가소 조운 인샌 고로가기바래! 우희야 파이팅 해라!

1 이슬에게 - 여진구

이슬아! 형이 널 편하게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많이 불편했을 텐데 너무 잘 웃어주고 촬영 잘해줘서 너무 고맙다! 멋진 남자가 되어서 우리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형도 널 잊지 않을게. 사랑한다.

2 용현에게 - 이광수

용현아.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 하루 빨리 꼭 좋은 가족 만나서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더 많은 사랑 받으면서 지내다가 삼촌이랑 꼭 다시 웃으면서 보자.

심장이 뛴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안아줄 때 진하게 느껴지는 감정의 일부. 그리고 두근두근 심장 박동소리. 조세현 작가는 카메라 앞에 선 스타들에게 아이의 심장 소리를 느껴보라고 했다.

갓난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촬영 시간 엄수, 5분 이상 촬영은 어려우니 카메라 앞에서 단번에 잘 웃어주어야 한다는 사진작가의 요구. 언젠간 아버지가 될 남자들, ‘천사들의 편지’ 카메라 앞에 선 스타들이 그렇게 활짝 웃었다.

“한 아이라도 더 좋은 가정을 찾아주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시작한 일입니다. 10년 넘게 ‘천사들의 편지’를 진행하면서 이제는 아이들을 둘러싼 가족의 고통과 기쁨,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보입니다. 제 사진전에는 미혼모들이 자신의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전시합니다.

가슴 아린 가족사진입니다. 입양은 아름다운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친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라면 더 좋겠지요.” 작가의 말에 저 밑에서부터 뜨거운 기운이 인다.

기자가 스튜디오를 찾았을 땐 주말 드라마를 밤샘 촬영하던 중에 달려왔다는 하석진이 아기와 함께 촬영 중이었다. 흰색 니트를 입은 하석진은 유민이를 위해 카메라 앵글 뒤로 물러섰다. 아이가 놀랄 수 있으니 모두 조심조심 움직인다.

처음 안아보는 아이, 가슴으로 낳아 키운다는 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순수, 사랑…’ ‘천사들의 편지’의 그간 테마에 이어 올해의 테마는 ‘Heart Beat’. 사진에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온 12년, 그간 사람들의 관심이 늘었고 입양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도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조세현 작가는 여전히 아쉽다고 했다. “입양에 대한 부작용이 알려질 때마다 속이 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불법 입양하는 이들이 있다거나, 얼마 되지 않는 입양 보조금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어느 한 국가에선 입양할 때 일정 금액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돈으로 산다는 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만큼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차원에서는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제도적?사회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희생되는건 결국 아이니까요. 말도 못하는 아이들 말입니다.”

입양이라는 말이 나오기 이전에 미혼모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고, 그와 동시에 입양을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을 구축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와 닿았다. 여전히 미혼모를 도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조세현 작가는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이들을 한 생명체의 어머니로 먼저 바라봐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더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훗날 ‘천사들의 편지’에 관한 소재가 회자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누군가의 가슴 아픈 사연이, 한 가정의 축복이 되는 입양이 따가운 시선으로 남지 않아야 합니다. 한 해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버려진 아이들이 7000명에 가깝습니다. Heart Beat, 여러분이 직접 가슴으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1 유민에게 - 하석진

늘 건강하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다. 유민이가 커서 만나면 어떤 느낌일지 형은 너무 궁금하구나. 늘 행복하길.

2 희용에게 - 박서준

반가워 희용아. 수년이 지나서 이 말을 읽게 되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너의 5개월 된 모습은 온순하고 밝게 자랄 수 있는 아이라고 느껴졌어. 희용이가 좋은 인연을 만나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도율과 지훈에게 - 위너

지훈아 얼른 무럭무럭 자라서 언젠가 어디선가 오늘처럼 밝은 얼굴로 다시 보자! 지훈이의 웃는 모습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 - 승윤 삼촌

웃음이 너무 예쁘고 잘 웃어서 지훈이한테 빠져버렸어~ 지훈아 지금 그 미소처럼 밝고 환하게 크렴~ 미노형 꼭 기억해! - 미노형아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이쁨 받고 사랑 받는 도율이로 무럭무럭 자라렴. 아프지 말고 나중에 커서 위너 형들이랑 또 만나자. - 짱짱 멋진 승훈이 형아가

우리가 오늘 만난 것도 인연이야. 예쁘게 자라서 형들이랑 밥 먹자. - 태현이 형

도율아. 안녕? 너 왜 이렇게 잘생겼니. 다음에 커서 만나면 신기하겠다. 좋은 부모님 만나서 잘 자라고 훌륭한 사람 되자. - 진우

1 조세현 작가는 ‘천사들의 편지-heart Beat’ 사진전에 처음 참여하는 하석진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천사들의 편지-heart Beat’ 사진전은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2 삼시 세끼 지을 땐 볼 수 없던 이서진의 보조개. 촬영 도중 살짝 잠이 든 지훈이의 등을 토닥여주고 있다.

3 아이와 눈을 맞추고 있는 꽃보다 청춘 유연석.

기획=조유미 여성중앙 기자, 사진=조세현(ico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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