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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해외 여행자 휴대품 보따리 외국인·교포들에 통관 부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부산 주부 교실 회원 과잉쇼핑 말썽으로 여행자 휴대품에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내국인 해외여행자들의 보따리는 눈에 띄게 줄어둘었으나 외국인이나 교포를 통해 반입되는 전기밥솥 등 인기품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통관강화 조치가 발표된 후 해외에서 과다하게 쇼핑을 했던 여행자들은 해외 친지에게 물건을 맡기거나 환불하는 소동을 빚었고 한일노선인 KAL703, 721편이나 홍콩 대만 노선인 616, 603편은 화물량이 5∼10% 정도 줄어들었다. <관계기사 5면>
그러나 외국인과 교포 등의 전기제품 반입량은 실시 첫날인 7일의 76개를 비롯 구정인 13일을 제외하고는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와 규제조치 이전과 상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결국 전기제품의 전체 반입량은 조금도 줄지 않고 있다.

<김포세관>
하루 입국객 3천5백여명 중 내국인이 1천 1백∼l천 2백명선인 김포공항은 지난달의 경우 내국인이 들여온 전기제품은 2천 6백 52개로 하루 평균 86개가 반입된데 비해 외국인·교포반입량은 1천 3백 93개로 4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통관강화 하루 전날인 6일의 경우 내국인 전기밥솥 31개를 비롯, 96개의 전기제품을 들여왔고 외국인·교포는 5개를 휴대, 반입량이 줄어들었으나 9일 이후엔 내국인대 외국인·교포의 전기제폼 반입량이 바뀐 가운데 하루 전체 반입량은 1백 70∼2백 개 정도로 강화조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서울세관>
지난 7일 통관강화조치 이후 서울세관에 이송 통관된 50kg 이상 휴대품은 20일 현재 3백 2건.
전기밥솥만도 2백 38개, 음향기기가 77개나 됐다.
이 때문에 하루 80∼1백건씩 통관하던 서울세관은 업무량이 3배쯤 늘어나 밤 10시까지 연장근무를 하고 있으며 50kg 이상 휴대품에 대한 세액만도 평균 25만원으로 하루 총 세액이 8백여만원이나 된다.
그동안 가장 많은 세금을 낸 여행자는 가정주부 김모씨 (41·P보험회사 영업 부장 부인). 김씨는 밍크반코트·바바리코트·인조대리석 그릇 등 10종류 1백 56만원어치를 구입해 와 세금만 98만원을 냈다.
이송 통관된 여행자는 직업별로 회사원과 가정주부가 압도적으로 많아 17일의 경우 50kg 이하의 물품 20건 중 회사원이 8건, 가정주부가 4건이었다.

<여행자>
통관강화조치가 발표되자 국내 가족들은 해외에 나가 있는 가족들에게 『쇼핑을 하지 말라』 는 당부 전화가 빗발쳤고 공무원 출장자나 각 회사 출장자에게는 대사관이나 해외 지사를 통해 『쇼핑 금지』 전문이 타전됐다.
지난 18일 미국에 사는 동생 초청으로 미국 뉴욕에 다녀온 김모씨(46·주부·서울 방배동)는 남편 남모씨(51·D상사 대표)로부터 입국 이틀전 국제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밍크코트와 진공소제기·전기프라이팬 등은 동생에게 맡기고 입국하면서 코트 등 의류 몇 점과 가족선물만 자신이 통관하고 남편 선물로 산 오메가 손목시계와 전기밥솥은 함께 입국하는 재미 교포 이모씨(28)에게 대리통관을 부탁했으나 유치돼 세금 33만 5천원을 물었다.
또 국제회의 참석 차 지난 4일 유럽에 갔던 모부처 황모과장(42)도 대사관을 통해 「대통령 지시 사항」전문을 받고 20일 입국하면서 부인 선물로 산 화장품세트와 자녀들에게 줄 학용품을 옆 좌석에 앉은 일본인에게 양주 1병을 선물하고 대리통관을 부탁, 자신은 빈 몸으로 통관했다.
KAL여승무원 이숙희씨(23)는 『요즘 한일노선이나 동남아노선을 타면 내국인 승객끼리 김포세관 사정을 서로 알리는 사발통문이 돌며 간단한 선물을 주고 통관이 어려운 물건을 외국인에게 부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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