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회비 받고 파출부 모집했으면 일감 마련해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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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얼마전 파출부를 모집한다는 라디오방송을 듣고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YWCA부녀회를 찾아갔다. 연회동에 있는「국제연맹부녀회」에 2만4천원을 가입회비로 지불하고, 김장일감을 얻어 4일간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아무런 일도 주어지지 않아 나와 같은 처지의 파출부 50여명이 사무실입구에서 새벽추위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1주일을 기다렸으나 여전히 마찬가지여서 우리 50명은 가입회비를 돌려달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부녀회는 사회봉사활동 유지비를 위해서는 들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다.
우리들 가난한 파출부의 회비로 부녀회가 운영된다는 것이었다. 2만4천원이면 나의 집의 15일분의 생활비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부녀회인줄 알았는데 일이 없으면서 파출부를 모아놓고 가입회비라는 명목으로 돈만 받아먹는 행위가 과연 YWCA같은 큰 기관에서 해야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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