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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오르기 전에 살까"…미분양 단지 수혜

조인스랜드

입력

[최현주기자] 성탄절 연휴인 지난 25일 오전 서울 월계동 꿈의 숲 SK뷰 아파트 견본주택은 오랜만에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이날 하루만 200여 명이 몰렸고 이날 하루에만 10건의 신규 계약이 이뤄졌다.

주말인 27~28일도 하루 평균 200여 명이 견본주택을 찾았고 10건의 신규 계약이 추가로 진행됐다. 이 아파트 분양을 맡은 이삭디벨로퍼 문상동 부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된다는 소식에 그간 망설이던 수요가 계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23일 여야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 운영하겠다고 합의하면서 일부 미분양 아파트가 혜택을 보고 있다. 내년 4월부터 민간택지 내에서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 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울 등 인기 지역 수요자 몰려

꿈의 숲 SK뷰는 그간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싸 미분양이 쉽게 팔리지 않았다. 현재 월계동 일대 아파트 시세는 3.3㎡당 800만원선. 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400만원선이다.

문 부장은 “지난 8년간 이 일대에 새 아파트가 없었던 탓에 시세를 비교할 만한 단지가 없다”며 “비싸다는 인식에 망설이던 수요가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분양받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도 계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선으로, 가구당 10억원 정도다. 분양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등 새 아파트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수요들이 계약에 나서고 있어 이제 미분양이 1가구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서울 도심 일부 미분양 단지만 수혜를 보고 있다. 올 들어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냉기가 남아 있어 일부 지역 외에는 당장 분양가가 확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5~6년간 분양시장이 착 가라앉던 탓에 지금도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싼 아파트는 청약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내외주건 정연식 전무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이전처럼 ‘묻지마 청약’이 활개를 친 상황이 아니라 분양가가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아파트 품질이나 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어 주택건설산업 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입지나 상품 제대로 따져 매입 필요

하지만 위례신도시나 서울 강남권이나 도심 등 일부 인기 지역은 분양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올 초 대비 분양가가 3.3㎡당 50만원 이상 올랐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 수도권 1순위 청약 자격까지 완화되면 인기지역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건설업체들은 고급 설계 등을 핑계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새 아파트와 달리 청약 자격 제한이 없다. 원하는 층이나 향을 고를 수 있고 준공했다면 실제 살 집을 둘러볼 수 있다. 발코니 확장과 새시·시스템 에어컨 무료 제공,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 분양 혜택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미분양인 데는 이유가 있는 만큼 입지나 상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분양가를 낮췄거나 혜택이 많이 사실상 가격 할인 효과가 있어도 주변 시세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비교해봐야 한다.

주변에 편의시설이나 교통망이 부실할 수 있다. 향후 기반시설이 갖춰지거나 교통 호재가 있다면 시세차익을 기대해볼 만하지만 한동안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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