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모아 장학사업 4년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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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장안평 꿈나무 할아버지」-.
빈병·넝마등 폐품을 주워 모아 판돈으로 딱한 형편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대주고 있는 한규복씨(63·장안1동 장안시민아파트1단지16동108호).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있다해서 마을 주민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새벽 어둠이 가시기전 집을 나서 아파트안 상가와 약국, 그리고 인근주택가의 쓰레기통까지 뒤지며 폐품을 수집, 고물상에 내다 판 돈으로 장학사업을 펴온지 4년째.
79년6월16일 이 마을중학생 3명에게 각5만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한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47명의 초 중 고교생들에게 1백83만원의 장학금을 전달, 이들은 학업을 무사히 마쳤거나 계속중이다.
79년6월 이 아파트로 이사온뒤 이 지역에 수업료가 없어 학업을 계속할수 없게된 학생들이 의의로 많다는 사실을 안 한씨는 이때부터 폐품모으기 작업에 나서 하루도 빠짐없이 같은 일을 계속해 오고있다.
마을주민들은 처음에는 한씨를 폐품수집상으로 오해, 신통잖게 대하기도 했으나 첫 장학금 전달식이 있고 난뒤 한씨의 뜻을 알고나서부터는 온 주민들이 폐품수집에 앞장섰고 주민 40명으로 「장안장학회」를 만드는 성과까지 거두었다.
이같은 주민들의 호을에따라 폐품수집량이 늘어나고 수집지역도 넓어지자 한씨는 50cc짜리 오토바이를 구입, 뒤에 리어카를 매달고 보다 많은 폐품수집에 나섰고 이웃마을주민 전영구씨(47·장안2동 장안빌딩5호 형제약국주인)는 자신이 경영하는 약국안에 2평남짓한 장학회사무실까지 마련해줘 「장안장학회」라는 간판을 내건 어엿한 장학회로 성장했다.
장학기금도 부쩍 늘어 올해 기금확보목표액인 6백만원 고지를 달성,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한씨는 이 사업에 손을 대면서 장학기금 6백만원 확보를 위해 자신의 환갑잔치도 3년째 미뤄왔을 정도.
요즘 마을주민들은 「꿈나무 할아버지」에 대한 보은의 환갑잔치 준비에 부산하다. <김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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