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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립암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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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경=신성순특파원】일본의 암연구·치료는 특히 동양인에게 많은 위암이 중심이 되고있다. 위암에 관한한 일본의 진단·진료기술은 세계의 첨단을 걷고 있는 것으로 자타가 공인한다. WHO(세계보건기구)의 위암정보센터가 동경 쓰끼지(축지)에 있는 국립암센터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본이 위암연구에 앞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위암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의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연간 16만6천명(81년)으로 사망원인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중에도 위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다. 1950년의 경우, 위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암 사망자의 58·2%를 차지했다. 일본의학계는 그동안 위암에 대한 집중적인 공세를 폄으로써 지금은 그 비용이 33%로 저하됐으나 여전히 암중에서는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일본에서 암에 대한 연구는 대체로 다음 3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
첫째는 암의 조기진단, 둘째는 진료기술의 개발, 세째는 발암원인의규명이다. 그중에도 가장 앞서고 있는 분야가 암의 조기발견.
국립암센터와 함께 암정복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재단법인 암연구의 부속병원(동경 지대소재)의 「가따다니」(황곡환)원장은 『위암환자의 40%가 초기에 발견돼 그중 40%가 완치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위암의 경우, 상당히 진행된 환자라도 50%는 치유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위암환자의 70%정도가 완치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 비해 2배나 높은 치유율이라고 「가지따니」원장은 말했다.
암의 치료에서 조기발견이 결정적 열쇠라는 것은 상식이 되고 있는만큼 조기진단기술이 발달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암정복에 가까이 접근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조기진단방법으로는 뢴트겐·내시경검사·생체검사(바이오프시)등이 복합적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특히 뢴트겐검사에서는 기포제를 쓰는 이중조영법 (이중조영법)이 개발돼 크게 기여하고 있고 내시경 검사도 높은 수준에 있다.
국립암센터 암연구소의 집단검진부장 「후지끼」(등목박태)박사는 이같은 진단기술의 개발로 직경 3mm정도의 작은 종양까지 놓치지 않고 찾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암치료기술은▲의과적방법▲화학요법▲방사선치료▲면역요법등으로 크게 나누어지는데 대개의 경우 여러 방법이 복합적으로 활용된다. 지금까지 암 특히 위암의 치료는 수술로 환부를 도려내는 의과적 방법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암연구회 부속병원의「가지따니」원장은 위암만 4천예 대장·직장암까지를 포함하면 6천예 이이상의 암환자를 집도 일본에서 「수술의신」으로 불리는데 근본적인 방법으로는 지금도 외과적 처치를 꼽고있다. 그는 요즈음 암수술이 마취·수혈·생화학·항생물질의 개발로 합병증을 피할수 있게되어 매우 안전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나 전기관을 들어낼수 없을 때는 수술의 한계가 있으므로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면역요법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것.
일본정부는 또 입자선요법이라는 방사선요법 활용을 위해 쓰꾸바(축파)연구학원도시인 고에너지물리학연구소에 입자선 의과연구센터를 건설할 계획으로 있다.
면역요법은 인체의 면역성을 암치료에 이용하자는 것으로 인본에서 유효성 여부로 말썽을 빚고 있는 마루야마(환산)왁친도 그중의 하나다. IL2도 주목의 대상이다.
인체에는 암세포를 죽이는 T임파구가 있는데 최근 일본 암연구회 암연구소의 「다니구찌」(곡구유소)생화학부 주임연구원이 아지노모또사와 합동으로 T임파구를 증식시키는 IL2를 유전공학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 학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새기술도 실용화단계까지는 아직 4∼5년은 기다려야한다는 이야기여서 암과의 투쟁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고 있다.
암연구소의 「후지끼」박사는 우리가 늘 먹고 마시는 불고기·햄버거·위스키·포도주·코피등에 모두 변이인지가 들어있으며 특히 불고기의 탄 부분이 대량의 변이인자를 함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같은 부분을 먹지않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국립암센터 암연구소는 발암원인에 관한 연구에서 세계정상을 달리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연구소는 위암의 발생원인에 관한 연구를 통해 사람이 먹고있는 음식물에는 미량이나마 대부분 암의 원인이 되는 변이인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변이인자가 암을 일으키는 것은 따로 촉진인자(프러모터)가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밝혀가고 있다.
암의 발생을 촉진하는 물질로는 동남아에서 자라는 하즈(파두)의 열매에서 나오는 크로톤유만이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이 연구소의 독자적인 연구로 하와이의 해조에 들어있는 켈레오시딘A·방선균에 있는 켈레오시딘B등이 암발생 촉진인자로 새로 발견됐다.
이 암연구소는 촉진인자의 규명을 위해 3백종이상의 각종식품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는데 실험방법은 크로톤유에 함유된 발암촉진제 TPA를 쥐의 귀에 주입하면 24시간후에도 붉게되어 있는 사실을 원용했다는 것. 한국사람이 많이 먹는 고춧가루는 쥐의 귀에 칠했을 때 귀가 새빨개졌으나 1시간만에 붉은 빛이 없어져 발암촉진물질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는 「후지끼」박사의 설명이다.
일본의 암연구는 전국 2백개이상의 병원및 암연구소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각 연구기관이 횡적으로 암학괴등의 발표를 통해 연구성과를 교환하고, 미국연구기관과의 공동프로젝트를 추진, 암정복에 공동보조를 취한다고 할수 있다. 국립암연구기관인 암센터는 뉴욕의 미모리얼암센터와 폐암·유방암등에 대해 공동연구를 실시, 연1회 정기회합을 갖고 있다.
암센터는 암연구소와 병원, 그리고 관리부문으로 나뉘어 있으며 7백17명이 일하고 있는데 연가 예산만 1백억엔에 이른다.
암연구소에는 1백23명의 연구원이 병리·생화학·생물학·화학요법·약초시험·생물물리·내분비·바이러스·방사선연구·역학·집단검진연구·혈청·발암억제연구·암전이연구·공통실험·실험동물관리등 16개부문에 나뉘어 일하고 있는데 그 3분의1이 박사학위를 가진 권위자들이다.
암정복을 위한 노력과 기술이 괄목할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길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암연구회부속병원「가지따니」원장은 『2000년대에나 완전히 정복되기를 희망할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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