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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멋진축구 보여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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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지금까지는 가능성을 타진해본데 불과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청소년축구대표팀의 박종환감독은 제1회 태국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의 우승에 쏟아진 갈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14일 개선하여 최순영축구협회장·이영호체육부차관·김집체육희부회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베풀어진 서울프레지던트호텔의 환영식은 경축무드에 넘쳤으나 박감독의 말은 오는 6월의 제4회 멕시코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겨냥한 설계로만 시종했다.
『지금의 청소년팀은 미완성입니다. 단신의 한국축구가 거구의 외국선수들과 대적하려면 어떠한 스타일의 플레이를 해야하는가 하는 가장 기초적인 과제를 시도하고 터득한 정도입니다』
박감독은 지금까지 청소년팀이 2-1, 혹은 3-l패스등 기본적인 4가지 유형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만을 익힌데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세계무대에서 안심하거나 만족할 수 없다고했다.
『아직 2가지의 한차원 높은 패스웍을 완성해야 합니다. 이것은 숏패스가 아니며 오픈스페이스(공간)를 최대한 활용하는 중·장거리의 시간차패스입니다. 말하자면 대륙간탄도 미사일같은 패스지요.』
유럽과 남미세에 이기기 위해선 이와같은 정밀하고 다양한 패스 웍의 전략이 능숙하게 구사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한 박감독은 자신의 지도이론인 이 6가지 패턴의 볼패스를 선수들이 습득해 실전에 응용할경우 멕시코에서 한국축구가 틀림없이 센세이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두고 보십시오. 앞으로 약4개월만의 훈련을 통해 이것을 해내겠습니다. 지도자로서의 제 명운을 걸어 보겠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인 질책을 서슴치 않을 정도로 스파르타식 맹훈으로 소문난 이「호랑이감독」은 『결코 제가 자만과 과신에 빠져 있는것이 아닙니다. 선수들이 조그마한 승리에 도취되는 것은 금물입니다. 그러나 지도자는 목적과 성공에 관해 확신과 신념을 가져야 할 것 입니다.』라고 대사를 앞둔 심경을 설명했다.
현재의 진용에서 공격진의 경우 윙플레이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번에 일시적으로 기용한 황영우대신 이승희(강릉농공)릍 재기용 하겠습니다. 그리고 장신 센터포워드인 남세근(부산상고)을 빼고 좀더 스피드가 좋은 새 공격수를 물색하겠습니다. 골키퍼로는 원래의 주전인 김풍주(대우)가 복귀하므로 아마 강승호(영등포공)를 빼야 될 것 같아요. 선수의 변동은 이것이 전부일 것입니다.』
이승희는 작년에 청소년대표의 윙플레이어였으나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으며 남세근은 힘이 좋은 유망주이나 청소년대표팀의 스타일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박감독의 설명이다.
이번 대회에서 소련·폴란드·헝가리의 청소년축구를 보고 『심각한 교훈을 얻었다』고 박감독은 말머리를 돌렸다.
『한국축구엔 사실 이점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들은 기초체력과 기본기가 다져지고 깨끗한 경기매너가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반면에 우리선수들은 오랜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한 재간축구를 합니다. 비록 지금은 우리가 이겼지만 멀지않아 그들이 이길 것입니다. 한국축구가 청소년수준에서는 국제적이나 국가대표의 경우 축구후진국이 되는 연유가 여기에 있읍니다.』
박감독은 국민교때부터 승부에만 집착하여 실전위주의 훈련을하는 한국축구의 맹목성을 일선지도자들이 하루빨리 깨닫고 시정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축구교육이 정상화되면 세계수준으로의 도약이 가능합니다. 체격·체력의 열세란 크게 중요한게 아니며 우리민족의 체질은 결코 약한것도 아닙니다.』
한편 한국의 골게터 신연호는 『우리가 중앙돌파에 치중하니 중앙공격수로서 부담이 너무커 체력이 달렸습니다. 외곽공략이 병행되면 체력소모가 적어 중앙공격력이 더욱 강해질것입니다.』라고 좌우 윙플레이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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