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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대『코브라』의 싸움|황준석, 14일 미서 『커리』와 챔피언 결정전 WBA웰터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중량급의 간판스타 황준석이 14일 상오11시반(한국시간·MBC-TV위성중계) 미국텍사스주 포트워드시에서 공석중인 WBA웰터급 타이틀을 놓고 「도널드·커리」와 한판승부를벌인다.
펀치력에다 뚝심마저 있어 『황소』 로 불리는 황준석(동급2위)이 날렵하게 빠진 체격과 번개같은 스피드로 『코브라』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흑인「커리」(동급1위)를 무너뜨리고 구정(13일) 이틀날 멋진 선물을 팬들에게 선사할 것인지 관심이 고조되고있다.
한국프로복싱은 올 해 들어 김환진이 또 다시 좌절하는 등 세계타이틀 도전에서 9연패의 악몽속에 빠져있어 황의 이번 타이틀 매치는 더욱 중요한 일전이다.
특히 박종팔(OPBF미들급챔피언·동급WBA 7위)와 함깨 중량급의 쌍두마차인 황은 그 동안 동양권의 형편없는 상대와 싸우다 이번에 진정한 주먹의 강도를 시험하게 되었다.
동양권에선 상대자가 없어 쩔쩔매던 박도 지난 81년11월 세계랭커「오벨메히아스」 (베네쉘라)와의 논타이틀전에서 8회 KO패로 물러난바 있어 황의 대전도 흥미로운것이다.
천재복서 「슈거·레이· 레너드」의 은퇴로 공석이 된 웰터급은 중량급에서 헤비급·미들급과 함께「황금알을 낳는 체급」으로 불린다. 따라서 황준석은 타이틀을 따내게 되면 한번 방어전 때마다 최소한 수십만달러의 대전료가 보장되는 돈방석에 앉게 되는 것이다.
황은 이미 2주전 김현치매니저와 참께 현지로 떠나 훈련중인데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있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그 동안「커리」의 스파링을 지켜본바에 의하면 황의 승산은 극히 희박해 단지 리키편치에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현지에서 한국권투위원회 김기윤국제부장이 전하고 있다.
아마에서만 4백전을 치르는등 노련한 「커리」 는 스피드는 물론 레프트잽이 가히 전광석화와 같아 혀를 내둘렀다는 얘기다. 현재 북미와 전미 웰터급챔피언이기도한「커리」는 지난 80년 모스크바올림픽파견 미국대표 최종선발전에서 현WBA 주니어미들급챔피언「데이비·무어」를 판정으로 누루고 대표로 뽑힌 저력을 갖고 있다.
또 그는 지난해 11윌 24일 전승의 유망주「말론·스탈링」 (WBA 동급6위)을 판정으로 누른뒤 상위 랭커로 뛰어 올랐다. 「커리」는 치고 빠지며 카운터펀치가 위력이 있는데다 불리하면 클린치로 위기를 벗어나는 테크니션으로 재미없는 복싱을 벌인다.
그래서 포트워드의 1만4천석 규모의 타렌타 카운티 컨벤션홀 입장권이 대전 이틀을 앞두고 절반가량 예매됐지만 「커리」의 고향인데도 폭발적인 인기는 끌지 못하고 있다.
한편 황준석은 지난해 4월 황충재를 8회 KO로 무참히 제압, OPBF챔피언이 되면서 인기복서가 됐다. 그러나 황준석은 펀치력은 인정할 만하지만 잽과 스트레이트가 없는 훅 일변도이어서 「커리」를 상대하기에는 더욱 불리하다.
그러나 황의 스파링을 지켜 본「커리」측은 강력한 좌우훅을 높이 평가, 『작은 마르시아노』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커리」측은 황의 대전 필림 10여개를 구입, 전력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김현치매너저도 「커리」가 밀고 들어온다면 황의 각도 큰 오른쪽 훅으로 K0승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커리」는 치고 빠지며 되레 밀고 들어오는 상대를 받아치는 특기를 갖고 있어 불리함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황준석과 「커리」는 똑 같이 각각 4만달러(약3천만원)씨의 대전료를 받는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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