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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수도건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울시가 새해 업무계획으로 8일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내용은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등 각종 국제행사에 대비해서 서울의 면모를 일신하고 도시기능을 쾌적하고 능률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선진수도의 건설」이란 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사업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도심지 17개 지역의 재개발계획을 비롯해서 단핵도심체게로 되어있는 서울을 3도심, 3부도심, 18개 생활권으로 분산한다는 구상이 들어있는가 하면, 현재의 도로율(15·4%)을 86년까지 18%로 끌어올리고 포장율(70·7%)을 85%로 높인다는 계획도 들어있다.
서울시의 사업은 어느 것이건 시민생활과 연관되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다. 그 중에도 하수도보급률을 1백%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탄천과 청계, 중낭천 하수처리장은 86년까지, 안양천과 난지도 하수처리장은 87년까지 당초 예정을 앞당기기로 한 계획은 각별한 관심을 갖게된다.
하수처리시설의 완비는 서울시민들의 젖줄인 한강을 맑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빌딩군이 임립했다고 해서 그곳을 근대적인 도시라고 부를 수는 없으나 외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공기는 갖가지 공해로 찌들어 혼탁하고 수도에서 깨끗지 않은 물이 나오거나 하수도가 막혀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겉모양이 그럴듯하다해도 그곳은 이미 사람들이 살만한 곳은 못된다.
특히 하수처리시설의 불비는 도시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전염병 만연의 원인이 되고 수질의 오염과 수재 등 갖가지 재앙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인구에 관한 한 서울은 세계에서도 손꼽는 대도시의 하나다. 그러나 68·8%의 하수도 보급률, 16·6%에 불과한 하수처리율을 갖고는 세계적인 도시들과 어깨를 겨룰 수는 없다. 런던, 캔버라가 1백%, 뉴욕, 베를린이 95%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 하수시설이 얼마나 낙후해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선진형의 도시란 한마디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쾌적한 생활조건을 갖추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 뜻에서 우리는 서울시의 하수처리시절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시행되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 푸른 서울의 재생프로그램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나무나 풀이 뿜어내는 싱싱함이 도시민들의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줌은 다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들의 주위에서 푸른색이 모습을 감춘지는 오래된다.
도시화, 택지화에 밀려 서울의 중심가에서 푸른색은 찾기 어려운 채 도시는 사막화하고있다.
작년에만 9백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시민들의 자율관리를 유도해온 서울시는 앞으로 개포동, 뚝섬유원지 등에 광대한 숲을 조성, 상록수를 중심한 많은 나무를 심고 시민들이 이용하기 좋은 산책로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한강에는 멋진 유람선이 다니고 도심지에서도 자연의 내음을 맡을 수 있는 생활환경은 생각만 해도 흐뭇해지는 일이다.
서울시의 인구는 8백91만6천명으로 되어있다. 9백만 시민이 모두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큰 살림을 꾸려가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럴수록 각분야별로 중지를 모아 모든 사업이 차질 없이 성공하도록 해야한다. 선진수도의 건설이란 외국인에 보여주기 위한 사업일 수 없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국민 모두에게 맡겨진 과제며 책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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