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진정한 민족주의는 독립과 발전의 핵"|이종찬 민정당 원내총무 유네스코 학생회서 연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실시한 대학생 연수모임이 1월31일부터 2월5일까지 유네스코 청년원(경기도 이천)에서 열렸다.
전국 62개 대학에서 1백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한 이번 모임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3일 하오에 있었던 「만나고 싶은 분」 프로.
이날 「만나고 싶은 분」으로 초대받은 사람은 민정당 원내총무 이종찬의원. 대학생과 현역 정치인이 가진 모처럼의 대화였다.
이의원은 먼저 「국제화시대의 한국민족주의」란 주제의 강연으로 이 대화의 모임을 시작했다.
이의원은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니 마음이 가볍고 맷혔던 것이 풀리는 것 같다』며 홀가분해했다.
이의원은 우리가 민족주의를 자유스럽게 얘기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방직후 계속된 반민족주의적 정치노선으로 민족주의는 핍박받았다고 말했다. 민족주의 세력이 남북의 동시박해로 살아남을수 없으니 민족을 사랑하는 세력이 남아있질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역사의 자기발전의 논리에 따라 60년대초부터 다시 싹트기 시작한 민족주의도 제3공화국은 스스로 키울만한 능력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역들이 민족적 자각은 있었으나 일제당시 경력의 한계 때문에 진정한 민족주의의 접근엔 실패했다는 것. 그 대표적인 예로서 「한일국교정상화」를 들었다.
그는 오늘날에도 우리 주변엔 반민족주의적 성향이 남아있다고 말하고 이에 대한 맹렬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의원은 민족주의를 독립과 발전을 이루려는 민족구성원의 의지의 표시라고 정의하고, 이를 맹목적인 쇼비니즘으로부터 경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기」를 잃은 「국제화이론」으로부터 보호하는 일도 함께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의 비운을 다시 맞지 않기 위해 학생들이 철저한 민족주의자가 되주길 바랐다.
이어 대학생들과의 질의토론이 있었다.
한 대학생이 진정한 자율성을 띠어야할 대학이 집회를 갖기도 어려워 대학생활이 점차 침체돼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줄 용의가 없는지 묻자, 이의원은 소요예방을 위해 과잉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정부는 학원을 자율에 맡기는 것이 궁극의 목표임을 알아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조치들을 풀면 잘 돼가겠느냐에 판단이 안 서는것 같다면서 안정이 깨지지 않는 한도안에서 건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만나고 싶은 분」 프로엔 68년이후 올해까지(괄호안은 당시직책) 이효상(국회의장) 김현옥(서울시장) 장기영(한국일보사장) 김정섭(마나슬루등반대장) 한신(장군) 박두병(상공회의소회장) 현승종(성균관대총장) 정영민(용산우체국집배장) 김종필(공화당총재) 박봉식(유네스코사무총장) 구상(시인)씨 등과 육영수여사가 초대받아 대학생들과 대화의 모임을 가진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