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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단에 스타들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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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 주요 대학들이 대중적 인기가 높거나 명망있는 유명 인사들을 교수로 영입하고 있다. 영남대는 지난달 30일 김지하 시인을 교양학부 석좌교수로 초빙했다. 김씨가 정식으로 임용되기 전부터 강의에 대해 문의하는 학생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영산대는 '한국 최고의 가위손'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김진숙씨를 뷰티 코디네이션학과 교수로 임명했다. 그는 18세에 미용보조로 시작해 노동부 인정 '미용 명장 제1호'이자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명지대는 1일 노재봉 전 총리, 조순 전 경제부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등 쟁쟁한 원로 석학들을 석좌교수로 임용해 1학년 학생의 교양 교육을 맡겼다. 상지대는 네티즌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씨를 문화콘텐트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윤철 PD는 이번 학기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수로 강단에 선다.

명지대 박영석 방목기초교육대학 학장은 "사회 각 부문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지식을 전달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대학 특성화도 살릴 수 있는 등 여러 성과를 얻을 수 있어 스타교수 모시기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 석학을 모시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건국대는 지난 학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헬리콥터공학센터 원장으로 일하던 유영훈 교수를 차세대 혁신기술연구원장으로 초빙했다. 유 교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건국대는 1억원 이상의 연봉과 매년 10억~15억원의 연구비, 연구교수 세 명에 대한 임용권, 연구 공간 150평 이상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한양대도 지난 학기 노벨 의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미국 유타대 김성완 박사를 석좌교수로 임명했다. 대학 측은 김 박사의 연구를 돕기 위해 11층 규모의 산학기술관을 신축 중이다. 연세대도 '언더우드 국제학부'의 신임 교수로 200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 스위스 연방기술원 교수 등 해외 석학 5명을 석좌교수로 초빙했다.

이처럼 각 대학이 공격적인 스카우트에 나서는 것은 내년 브레인코리아(BK 21) 2단계 사업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학 인사팀 관계자는 "내년부터 7년간 매년 3000억원이 지원되는 BK 21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유명하고 연구성과가 높은 교수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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